[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팬데믹 시대 등 여파로 주택·도시 환경의 급변과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이에 대비한 면밀한 시장 진단과 정책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주택·도시 문제로 대두되는 계층 간 불균형과 자산 격차 완화를 위해 젊은 수요층이 주택을 원활히 구매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주택금융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 호텔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제9회 국제주택도시금융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주최하고 HUG, 한국주택학회 등이 주관하는 행사다. 이번 포럼은 '변화의 시대 주택도시금융의 방향과 역할'을 주제로 열렸다. 최근 급격한 사회·경제적 변화 속에 전 세계적인 금융 시장의 변동성, 주택·도시 환경의 변화와 이에 대한 정책 방향 논의가 이뤄졌다.

 

행사는 이원재 국토교통부 제1차관의 개회사, 이병훈 HUG 사장 직무대행 축사를 시작으로, 국내외 전문가들이 주택도시금융의 역할과 나아갈 방향에 대한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세션1은 '경제사회변화에 대응한 주택도시 정책'을 주제로 열렸다. 제1발표자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WISE 센터의 로미나 보아리니(Romina Boarini) 소장은 '팬데믹 이후 주택도시환경의 변화와 시사점'을 주제로 주택 및 도시 정책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안했다.

 

로미나 보아리니 소장은 "최근 팬데믹, 인플레이션, 에너지 시장의 변화 모두가 주택 부문에 대한 복잡성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대부분의 정책 개입이 여러 차원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택 및 도시 정책에 대한 웰빙 접근 방식을 리포커스(Refocus), 리디자인(Redesign), 리얼라인(Realign), 리커넥트(Reconnect)의 '4R'과 함께 적용할 것을 권장한다"고 했다.

 

세션1 제2발표자인 민성훈 수원대 교수는 지속가능한 도시의 기반을 구성하는 부동산, 인프라 등 실물자산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전략적 자산배분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목표 간 불일치'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주택·도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ESG 지수와 표준화된 ESG 등급 개발의 필요성에 대해서 발표했다.

 

세션2는 '인구구조변화와 주택금융의 역할'을 주제로 실시됐다. 제1발표자인 서던 캘리포니아(Southern California) 대학교의 도웰 마이어스(Dowell Myers) 교수는 '주택소유 인구연령 변동과 세대 간 불균형'을 주제로 세대별 자산 격차 완화를 위한 정책 지원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마이어스 교수는 "인구통계학적 요인들은 주택 수요를 지원하는데 필수적"이라며 "인구의 고령화는 제한된 주택 공급과 충돌하며 경쟁을 통해 가격을 상승시킨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65세 이상의 주택 소유량이 높게 유지되고 있지만, 밀레니얼 및 X세대의 경우 이들에 비해 30% 이상 뒤처져 있는 상태"라며 "이러한 주택 소유의 큰 불균형은 위험하다. 젊은 가구가 첫 주택 구매자가 되도록 지원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션2의 제2발표자인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 챙 킷 탕(Cheng Keat Tang) 교수는 '세대 간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주택금융의 역할'을 주제로 싱가포르, 한국, 영국의 사례를 통해 청년층의 주택 마련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주택금융 정책을 소개했다.

 

챗 킷 탕 교수는 "전 세계적 많은 도시에서는 엄청난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젊은 세대들이 주택 시장에서 멀어지게 됐다"며 "구매 가능한 주택 수를 늘려 젊은 계층이 주택 소유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주택 공급을 늘리고, 젊은 주택 소유 희망자들에게 유리한 재정 조건과 주택 보조금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또 정부는 거시건전성 정책으로 주택 투기를 억제하고, 투자자들로부터 젊은 주택 소유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병훈 HUG 사장 직무대행은 "최근 우리 주택 시장은 글로벌 거시경제 변동성에 대응하고 인구구조의 변화 속에서 새로운 주택도시 정책의 전략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며 "이번 포럼에서 논의된 좋은 의견이 변화의 시대에 주거 안정과 주거 복지 증진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