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코로나19 확산세가 동절기를 맞아 다시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 접종률은 바닥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추가 확진자는 1만3747명으로 전주 같은 날보다 1462명 증가했다. 서울 확진자는 10월 중순 일일 5000명대까지 줄었으나 동절기 재유행이 시작되며 어느새 1만명대를 훌쩍 넘었다.
하지만, 동절기 재유행을 막을 수 있는 동절기 백신 접종률은 기존 백신에 비해 한참 모자라다. 서울지역에서 마지막 백신 접종일로부터 90일이 지난 동절기 추가 접종 대상자(18세 이상)는 742만8364명이다.
7일 0시 기준 접종자는 65만1908명으로 8.7%에 불과하다. 1~2차 백신 접종률이 85%를 넘기고 3차 백신도 2/3 가량 접종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이는 펜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관심이 예전같지 않은데다 백신 효과에 대한 불신과 이상반응·후유증에 대한 우려로 인해 백신 미접종 인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동절기 백신 접종이 이뤄지는 2가 백신은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특화돼 기존 백신보다 3~4배 높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접종 1000건당 이상반응 사례도 0.33건으로 기존 3.7건보다 1/11 수준으로 줄었다.
게다가 코로나19에 재감염될 경우 처음 감염되는 경우보다 사망위험이 2.1배, 입원위험이 3.1배 높아 연령대와 상관없이 동절기 백신 접종으로 재감염 위험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게 방역당국 설명이다.
동절기 백신 미접종은 특히 코로나19 중증·사망 위험이 높은 60대 이상과 감염취약시설에서도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60세 이상 대상자 217만8618명 중 접종자는 51만2907명으로 접종률이 23.5%에 그치고 있다. 다른 연령대는 50~59세도 4.3%, 18~49세 2%로 나타났다.
기저질환자가 많고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요양병원·요양시설, 정신건강증진시설, 노숙인시설, 장애인시설, 노인주거복지시설, 결핵한센인 거주시설 같은 감염취약시설의 경우 대상자 8만4037명 가운데 2만3856명만 접종해 28.4%에 불과하다.
60대 이상에서 코로나19 사망자의 94.3%가 발생하고 감염 시 중증 위험이 높아, 서울시는 오는 18일까지를 집중접종기간으로 지정하고 60대 이상과 감염취약시설 백신 접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중대본이 이날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대한 재검토 방침을 밝혔지만, 이 역시 60세 이상과 감염취약시설 백신 접종률이 적어도 절반 이상 올라와야 본격적인 의무화 해제가 가능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동절기 재유행 위험이 있어 무엇보다 동절기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며 “60세 이상과 감염취약시설은 물론 18세 이상 성인도 동절기 백신을 접종해야 마지막 고비를 넘기고 재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서울 용산구 김내과의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오미크론 BA.4·5 변이 기반 화이자 2가 개량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