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이재명 씨알도 안 먹혀' 인터뷰, 김만배가 '유서썼다'며 설득"

김만배, 남욱 회유 정황

입력 : 2022-12-09 오후 6:03:08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대장동 일당' 남욱 씨가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귀국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두고 '씨알도 안 먹힌다'는 언론 인터뷰를 한 것은 김만배씨의 회유 때문이라고 재판에서 증언했다. 남씨는 당시 김씨로부터 “유서를 쓰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했다.
 
남씨는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22부(재판장 이준철)심리로 진행된 대장동 공판에서 검찰 측 신문에 이같이 답했다.
 
검찰은 남씨에게 지난해 10월 귀국을 앞두고 JTBC와 남씨의 인터뷰 내용 중 “이재명 얼마나 트라이했겠어요, 이재명은 씨알 안 먹힙니다”라고 말 한 배경을 물었다. 
 
남욱 변호사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 관련 69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남씨는 “귀국 전에 JTBC와 인터뷰한 이후에 김만배씨와 카톡으로 통화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그래도 이재명 시장하고 한 배를 탔는데 고려를 해 봐라’는 얘기를 두세 차례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남씨는 “당시 김만배씨가 유서를 쓰고 있다 이런 얘기도 하시고 해서 저도 많이 흔들렸다”라며 “만일 (김만배씨가) 돌아가시거나 그러면, 그런 것이 작용해 ‘씨알도 안 먹힌다’는 얘기를 드린 것인데 이렇게 문제 될 거라고는...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했다.
 
남씨가 증언하는 동안 김만배씨는 남씨를 쳐다봤다. 남씨가 ‘유서’ 얘기를 꺼내자 김씨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다.
 
남씨는 지난해 10월12일 JTBC와 인터뷰에서 '천화동인 1호는 그분 것'이라는 김만배 씨의 발언이 무슨 뜻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씨가 평소 유동규 전 본부장을 '그분'이라고 지칭한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유 전 본부장보다 더 윗선일 가능성을 내뱉은 것이다.
 
하지만 3일 뒤인 19일, 남씨는 LA공항에서 JTBC 기자를 만나 대장동 개발과 이재명 대표의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며 ”12년 동안 그 사람(이재명)을 지켜보며 얼마나 트라이(시도)를 많이 해 봤겠나, 씨알도 안 먹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남씨의 법정 발언에 따르면 김만배씨가 남씨의 입을 막으려 시도했다는 정황이 나온 셈이다.
 
이 대표 측은 7일 "남욱이 연기를 하도록 검찰이 아마 연기 지도를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며 “제가 요새 호를 씨알로 바꿔라, ‘씨알 이재명’으로 바꾸라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남씨의 '씨알도 안 먹힌다'는 발언을 내세운 것으로, 이 대표는 대장동 민간업자들과의 유착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기 전 안경을 만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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