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LG디스플레이, TV LCD 종료 '현실화'

12월 말 P7 가동 중단…국내산 TV LCD "역사속으로"
중국 저가 공세 '철수행렬'OLED·고부가 전환 가속도

입력 : 2022-12-12 오후 4:45:29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LG디스플레이(034220)가 TV용 LCD 시장에서 발을 뺀다. 이는 TV용 LCD 생산능력을 부가가치가 높은 IT용이나 OLED로 전환해 수익구조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파주공장 P7 TV용 LCD 생산라인은 이미 축소에 들어갔으며 이같은 기조를 P8 공장까지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파주 P7공장은 12월 말 가동을 중단한다. 해당 공장은 2006년 1월부터 TV용 LCD 패널 생산을 담당해왔다. P7 공장이 양산을 시작하면서 파주에는 '디스플레이 클러스터'가 조성됐다. 재료와 부품, 장비업체의 후방산업과 완제품을 생산하는 전방산업이 한 곳에 집중돼 북부 최대 산업단지 중 한 곳이 됐다.
 
2009년 P8 공장까지 가동되면서 LG디스플레이의 LCD는 경기 남부에 자리잡은 '반도체'와 더불어 수도권 경제를 떠받치는 주요 품목으로 거듭나게 됐다. P7과 P8 공장은 각각 7세대 유리기판(1950x2250㎜)과 8.5세대 유리기판(2200x2500㎜) 공정을 가동해왔다.
 
이같은 LCD 호황기는 2017년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걸었다. 중국업체들이 10세대 공장을 가동하면서 LCD 패널 공급 과잉이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채산성 역시 급속도로 악화됐다.
 
따라서 LG디스플레이는 고부가 IT용 LCD와 OLED 전환에 고삐를 당겨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국내 7세대 LCD TV 팹과 중국 8세대 팹의 셧다운 일정에 대해 "P7는 기존 계획 대비 6개월~1년 앞당겨질 전망이며, 유사한 시점에 8세대 팹도 대폭 축소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서 지난 6월 LCD 사업 철수를 완료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 파주클러스터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재고 관리도 숙제다.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기준 누적 재고 자산은 4조5173억1700만원으로 2020년 말(2조1706억5600만원)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총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6.2%에서 2021년 8.8%, 2022년 3분기 기준 11.3%까지 증가했다. 3분기 기준 재고 자산 회전율도 6회로 역대 최저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재고자산 회전율과 재고자산 회전일수를 보면 재고 부담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LG디스플레이의 과제는 단순 실적보다 성공적인 LCD 사업 조정에 있다"며 "과도한 재고 건전화, 재무구조 안정화 등 내년을 부담 없이 시작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65%에 달하던 LG디스플레이의 LCD 사업 비중은 이번 감산을 시작으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까지 1조200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LCD 패널 가격은 코로나19 특수가 종료된 이후 빠르게 하락하면서 손익이 악화되는 추세"라며 "중국이 LCD 패권을 확보하면서 우리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OLED 등 고부가 제품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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