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60%에 가까운 국민이 윤석열 대통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국회의 해임건의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에 대해 "잘못한 결정"이라고 질책했다. "잘한 결정"이라는 응답은 32.1%에 불과했다. 세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잘못한 결정"이라고 부정적 평가를 내렸으며, 특히 부모 세대인 40대와 50대의 분노가 컸다.
16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65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8.6%가 윤 대통령의 이 장관 해임건의안 거부에 "잘못한 결정"이라고 답했다. 반면 32.1%는 "잘한 결정"이라고 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9.3%였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국회는 지난 11일 본회의를 열어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장관 해임안은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묻는다는 차원에서 민주당 주도로 추진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에 참석했지만, 표결에는 불참했다. 대통령실은 이 장관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직후 "입장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음날인 12일에도 "해임 문제는 진상이 명확히 가려진 후에 판단할 문제"라는 기존 태도를 반복했다. 윤 대통령도 이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경찰 수사 결과를 먼저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사실상의 거부였다. 윤 대통령은 앞서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도 거부한 바 있다.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모든 세대에서 윤 대통령의 이 장관 해임건의안 거부에 대해 "잘못한 결정"이라는 질책성 의견이 높았다. 특히 부모 세대인 40대 70% 이상, 50대 60% 이상 등 절대 다수가 "잘못한 결정"이라고 꾸짖었다. 20대 '잘한 결정' 23.8% 대 '잘못한 결정' 57.8%, 30대 '잘한 결정' 33.6% 대 '잘못한 결정' 59.4%, 40대 '잘한 결정' 24.1% 대 '잘못한 결정' 70.1%, 50대 '잘한 결정' 32.7% 대 '잘못한 결정' 63.5%로, "잘못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60대 이상에서도 윤 대통령의 이 장관 해임건의안 거부를 "잘못한 결정"으로 평가했다. 60대 이상 '잘한 결정' 40.6% 대 '잘못한 결정' 48.4%로, 오차범위 밖에서 "잘못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앞섰다.
지역별로도 모든 지역에서 "잘못한 결정"이라고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보수의 심장부인 대구·경북(TK)조차 오차범위 내였지만 "잘못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앞섰다. 대구·경북 '잘한 결정' 44.1% 대 '잘못한 결정' 46.7%였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잘한 결정' 35.6% 대 '잘못한 결정' 49.8%로, 절반 가까이가 윤 대통령의 이 장관 해임건의안 거부를 "잘못한 결정"이라고 바라봤다. 이외 서울 '잘한 결정' 32.5% 대 '잘못한 결정' 60.7%, 경기·인천 '잘한 결정' 31.8% 대 '잘못한 결정' 61.1%, 대전·충청·세종 '잘한 결정' 35.0% 대 '잘못한 결정' 53.6%, 강원·제주 '잘한 결정' 33.2% 대 '잘못한 결정' 56.2%였다. 광주·전라의 경우 '잘한 결정' 12.2% 대 '잘못한 결정' 77.8%로, 70% 이상이 "잘못한 결정"이라고 답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바로미터인 중도층 60% 이상이 윤 대통령의 이 장관 해임건의안 거부를 "잘못한 결정"이라고 바라봤다. 중도층 '잘한 결정' 25.8% 대 '잘못한 결정' 61.7%였다. 보수층은 '잘한 결정' 62.1% 대 '잘못한 결정' 29.9%, 진보층은 '잘한 결정' 9.3% 대 '잘못한 결정' 83.6%로, 진영별로 윤 대통령의 이 장관 해임건의안 거부를 바라보는 시선이 확연히 달랐다. 지지 정당별로도 국민의힘 지지층 '잘한 결정' 76.8% 대 '잘못한 결정' 12.7%, 민주당 지지층 '잘한 결정' 3.0% 대 '잘못한 결정' 93.7%로, 입장이 갈렸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51명이며, 응답률은 2.9%다. 8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또는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