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의 FNT사업부문 사업 구조. (사진=CJ제일제당)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올 한 해 동안 식품업계에는 조직개편 바람이 끊이지 않고 불고 있다. 연말이 다가온 만큼 업계 전반이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가운데 일부 업체는 쇄신을 위한 조직 대수술을 예고했다. 식품업계는 조직 재정비를 통해 신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다가오는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유가공사업의 수익성 악화로 문을 닫을 뻔한 푸르밀은 조직 대수술에 착수했다. 우선 지난 30일 실시한 구조조정과 동시에 조직 슬림화를 진행했다. 구조조정으로 인해 푸르밀은 임직원 30%를 줄였다.
이와 동시에 중장기 적으로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바꾼다. 푸르밀에 따르면 내년 3월 매출 목표를 80억원, 6월까지 90억원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원가가 높았던 시유를 중단하고 이익이 나는 품목을 중심으로 선별적 운영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실적과 능력 중심의 인사정책을 내세우고 인력구조를 역피라미드에서 정피라미드로 바꾸겠다는 계획도 내걸었다.
CJ제일제당(097950)도 영양 솔루션, 대체 단백, 배양 단백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FNT(Food&Nutrition Tech) 사업부문을 최근 신설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식품, 바이오, FNT, 피드앤케어 등 4개 사업부문으로 재편됐다. CJ제일제당은 FNT사업부문을 2025년까지 식품&영양 분야 토털 솔루션 제공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원료 경쟁력 강화, R&D 고도화 및 전략적 투자 등에 주력한다.
동원산업(006040)도 기존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을 통해 새로운 지주사가 됐다. 이에 따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자회사였던 동원F&B, 동원시스템즈를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특히 최근 이명우 사장을 동원산업 사업지주부문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그간 이 부회장은 동원산업 사업부문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이 부회장은 친환경 스마트 연어 양식, 스마트 항만 사업 등 동원그룹의 미래 신사업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대상(001680)은 김치 브랜드 종가집을 중가로 통합했다. 그간 대상은 국내에서 김치 브랜드를 종가집으로, 해외에서는 종가로 사용해왔다. 김치 브랜드를 통합해 국내외 시장에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대상은 젊은 2030세대에서 김치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 주목하고 2030세대를 신규 고객층으로 유입시키기 위해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가수 빽가와 협업해 캠핑 등에서 즐길 수 있는 아웃도어 김치를 선보이기도 했다.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김치 글로벌 광고 캠페인을 실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대상에 따르면 종가의 김치 수출액은 2016년 2900만 달러에서 지난해 6700만 달러로 131% 증가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손님들이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식품업계가 조직 개편을 활발히 펼친 건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특히 엔데믹 이후 전세계적인 원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 향후 소비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욱 가중 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미래 먹거리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적극적인 조직개편은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라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