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1.9%로 대폭 낮췄다. 물가는 3.0%로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2.0%) 보다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6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2022년 아세안+3 AMRO 연례협의 결과'에 따르면 AMRO는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1.9%로 내다봤다. AMRO는 아세안+3 경제동향을 분석·점검하고, 회원국 경제·금융안정을 지원하는 국제기구다. 지난 2011년 싱가포르에 설립됐다.
AMRO 지난 4월 전망 당시 내년 한국 경제가 2.6%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이번 연례협의에서는 이보다 0.7%포인트 대폭 낮췄다.
케빈 챙 AMRO 연례협의단장은 "한국 경제 성장률은 올해 2.6%에서, 내년 1.9%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글로벌 수요 약화에 따른 대외 여건 악화와 긴축적인 국내 금융 상황으로 인해 경제를 지원하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숙련된 정책 조합이 요구된다"고 평가했다.
AMRO는 "한국 경제는 2021년 이후 높은 백신 접종률, 강력한 정책 지원, 그리고 제조업 부흥에 힘입어 강하게 반등했다"며 "그러나 긴축적인 금융 상황과 대외 수요의 약화로 단기 전망은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한국 경제의 단기 및 중기 위험으로는 원자재 가격 인상 재개, 공급망 혼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예상보다 빠른 정책 금리 인상, 가계 및 기업 부채, 선진국의 급격한 경기 둔화, 중국의 예상보다 더딘 경기 회복을 꼽았다.
AMRO는 "한국 경제에 역풍이 거세짐에 따라, 한국 정부는 통화 긴축과 재정 긴축 속도를 유연하면서도 신중하게 재조정하고 금융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AMRO는 현재 한국의 경제 정책 기조에 대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당분간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AMRO는 지난 4월 한국의 내년 물가가 1.9%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이번 연례협의에서 이를 3.0%로 높여잡았다.
강한 경기 회복세를 감안할 때 광범위한 재정 부양책을 축소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정부는 취약 부문 및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피해를 입은 계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을 지속하는 등 사회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취약 계층의 채무 상황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은행의 자본 및 유동성 완충 장치는 현재의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AMRO는 올해 연례협의를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케빈 챙 단장 등 총 7명의 협의단을 구성해 한국을 방문, 기재부, 한은, 금융위원회 등 23개 개인 및 기관과 면담했다.
16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2022년 아세안+3 AMRO 연례협의 결과'에 따르면 AMRO는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1.9%로 내다봤다. 사진은 마트에서 장보는 시민.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