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최근 치솟은 금리로 이익이 늘어도 이자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이른바 '흑자도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고금리효과와 경기둔화 추세 속에서 원금과 이자 상환을 유예해줬던 제도도 종료를 앞두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평가데이터(KoDATA)와 함께 674개 중소제조 상장사의 분기별 부채상황을 분석하고 정부의 상황유예제도에 대한 기업애로를 조사한 결과 올해 3분기까지 중소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3.9%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20.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흑자를 내고 있으나 늘어나는 이자와 부채를 감당하기 힘든 상황인 셈이다. 총 부채도 10.4% 늘어 계속 증가세다. 경기 부진 탓에 재고자산 증가율도 작년 3분기 10.0%에서 올해 3분기 15.6%로 늘었다.
(자료=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의는 내년 상반기 중소기업들이 최악의 자금난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했다. 금리인상 효과가 통상 6개월∼1년 정도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7월과 10월, 하반기에만 두 차례의 빅스텝(기준금리 0.05%p 인상)을 단행했다. 올해가 금리인상기였다면 내년은 고금리가 지속되며 기업 부담이 가중되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2020년 4월부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 만기 연장 및 원금·이자 상환유예 제도를 시행 중이다. 그간 4차례 종료를 연기했으나 금융시장의 부실을 우려해 내년 9월 종료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대한상의는 상환유예 종료에 대비해 단기유동성 위기기업 연착륙 지원, 경제상황 고려한 통화정책, 법인세 인하 및 투자세액공제 등 세제 지원을 통해 자금사정 안정를 위한 지원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상환유예 지원이 장기간 지속해온 만큼 경기가 살아나고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충분한 대응시간을 줘야 한다"며 "기술력과 복원력을 갖춘 기업에 대해 은행권의 자율적 원리금 유예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 등을 통한 저금리 대환대출로 연착륙 지원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