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한국은행의 경영수지가 국내외 금리와 환율 여건에 따라 크게 변동됨에 따라 수지악화에 대비한 적립금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립금이 소진돼 자본금이 잠식당하면 정부에서 보조를 해야한다. 이 경우 한은의 통화정책에 대한 대외신인도가 하락할 수 있고, 정부 보조로 인해 간섭이 발생하면 한은의 독립성이 침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권경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적립금 비율은 지난해말 기준 1.4%로 우리나라와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국 중앙은행의 적립금 비율에 크게 못미쳤다.
적립금 비율은 중앙은행이 쌓은 적립금을 총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지난해말 기준 네덜란드는 5.4%, 핀란드 5.7%, 말레이시아 13.2%, 싱가포르 10.9%로 한국은행보다 크게 높았다.
최근 5년간 한은 경영수지변화 추이를 보면 지난 2005년부터 2007년에는 국제금리 상승과 환율 하락으로 외화채권 매매차익이 감소한데다 통안증권 이자비용 등이 증가해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2008년부터 2009년까지는 원화환율 상승 등에 따라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증가해 흑자를 기록했다.
이처럼 한은의 경영수지는 통화정책이나 외환정책 수행과정에서 국내외금리, 환율 등의 여건 변화에 따라 불가피하게 변동하게 된다.
올해는 환율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금리도 하락해 전년대비 수지악화가 예상된다.
지난해 평균 환율 1276.40원에서 지난달 17일 기준 1164.80원으로 원화값이 전년대비 9.6% 절상됐다. 그만큼 외화자산의 평가가치가 떨어진 셈이다.
한은법에는 한은 당기순이익의 10%를 적립하도록 돼 있고, 현재 당기순이익의 30%를 적립하도록 하는 방안이 한은법 개정안에 포함돼 있지만 한은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는 요원해 보인다.
이에 한은은 "환율 상승에 기인해 흑자가 발생한 경우 다시 적자로 반전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금융위기 발생시 최종대출자 기능 수행을 위한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정부가 임시적립금율을 높여달라는 요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