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오른쪽)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진행 중인 여야가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시한 최후통첩 시한을 하루 앞둔 22일 막판 신경전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국정 발목잡기를 하지 말라"고 민주당의 의회독주를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은 "대통령실의 허락만 기다리지 말라"며 맞받아쳤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예산안이 본회의장 문턱이 아닌 용산 대통령실 문턱을 넘는지 지켜봐야 하는 기막힌 상황”이라며 최근 예산안 협상 교착 상태에 대통령실이 깊게 관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집권 여당은 이제 대놓고 심부름 정당임을 자인하며, 대통령의 허락만 기다리고 있다”며 “이제라도 국민의힘이 입법부 일원으로서 권위를 세워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이 입만 열면 외치는 법과 원칙은 부도어음이 된 지 오래다. 헌법이 부여한 국회 예산 심의권조차 이토록 무시하며, 예산안 처리 발목을 잡고 있을 정도”라며 “정부는 어제 ‘2023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내년 경제성장률을 1.6%로 하향 조정하는 등 내년 경제 상황이 최악이라 경고하면서도 정작 예산안 처리는 뒷전”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과의 합의가 끝내 불발되면 민주당의 수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도 재차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책임 있는 정부 여당이라면 역대급 경제 한파를 이겨낼 수 있도록 먼저 나서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키자고 설득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 더는 긴말 필요 없다”며 “민주당은 양보도, 협상도, 인내도, 모두 할 만큼 했다. 끝내 여당이 대통령을 설득하지 못하고 대통령도 고집을 꺾지 않으면 달리 방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주 금요일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매듭짓도록 하겠다”며 “정부 여당이 더는 국민 실망과 분노를 키우는 일은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을 향해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라"고 압박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내일(23일) 오후 2시 본회의를 연다고 고지했는데 아마 고육지책으로 마지막 날짜를 정한 것 같다”며 “여야 간에 이제 2~3가지 쟁점만 남은 상태로 며칠째 풀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일 통과를 목표로 최대한 의견접근을 하려고 노력하겠다”면서 “새 정부가 출범해서 처음 일하려는 첫해인 만큼 민주당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다수 의석의 힘만으로 붙잡지 말고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