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쿠팡이 CJ제일제당의 상품에 대해 발주를 중단한 가운데 쿠팡과 CJ제일제당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두 업체 간 마진율 협상 역시 난항을 겪고 있어 연내 타결이 불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CJ제일제당(097950)은 쿠팡과의 발주 중단 사태의 원인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쿠팡의 주장을 겨냥해 반박에 나섰다.
우선 쿠팡에게만 높은 공급가를 요구했다는 쿠팡의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원가 부담에 가격 인상을 한 건 맞지만 대형마트 3사 등 같은 유통 채널 안에 있는 기업에게는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다는 게 CJ제일제당의 입장이다
이와 함께 최근 냉동식품 물가가 1년간 10% 오를 때 ‘비비고 김치 왕교자’의 쿠팡 공급가는 38% 올라 물가 대비 공급가 인상률이 380%에 이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물가지수 품목에는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은 품목도 있고 가격을 올렸더라도 인상폭은 품목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전체 냉동식품의 평균 물가 상승률과 하나의 특정 제품의 인상폭을 비교하는 것은 통계의 함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CJ제일제당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이번 상품 발주 중단 사태가 발생한 초기에 쿠팡보다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대응에 나섰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번 발주 중단 사태 원인인 ‘마진율 협상’이 쟁점에서 희미해지는 것을 우려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CJ제일제당이 이번 상품 발주 중단 사태의 원인을 ‘마진율 인상’이라고 언급한 것 역시 이와 맥이 같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최근 발주 중단 사태를 야기한 협상 갈등의 본질은 내년도 쿠팡의 마진율 인상”이라며 “내년도 상품 마진율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쿠팡이 높은 수준의 마진율을 요구했고 이에 난색을 표하자 쿠팡이 일방적으로 올해 남은 발주분에 대한 중단을 통보한 것이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쿠팡측은 CJ제일제당이 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공급가 인상을 요구했고 비비고 김치 왕교자 뿐만 아니라 포도씨유, 고추장, 밀가루도 물가 대비 2~3배씩 올랐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CJ제일제당이 수차례 가격 인상을 요구했고 발주를 약속한 물량을 공급하지 않았다는 게 쿠팡의 입장이다.
앞서 <뉴스토마토>취재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쿠팡은 CJ제일제당과 내년도 상품 마진율을 협상하던 중 자신들의 마진율 인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CJ제일제당에게 상품 발주를 중단하겠다는 내용을 통보하고 11월 초부터 상품 발주를 중단했다.
식품업계에서는 쿠팡과 CJ제일제당의 마진율 협상이 연내 타결될 것으로 관측했다. 내년도 상품 마진율에 대한 협상이고 협상이 결렬될 경우 양측 모두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쿠팡과 CJ제일제당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는데 에다가 마진율 협상을 두고 여전히 이견이 있는 탓에 연내 타결은 불투명해졌다.
내부 사정을 아는 한 관계자는 “(양측 모두) 협상에 대한 니즈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이견이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