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동남아 고가폰 시장 점령을 위한 고삐를 당기고 있다. 실제로 고사양 프리미엄폰의 기준이 되는 '플렉시블(flexible) OLED' 패널을 탑재한 제품 출하량이 급격히 늘어난 모습이다.
25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10월까지 스마트폰 출하량(연간 누적 기준)은 전년 대비 1% 증가한 반면 '플렉서블 OLED' 적용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40%나 증가했다.
가격대로 비교하면 동남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500~699달러 제품의 경우 플렉시블 OLED 비율이 96%에 달하며 700달러(89만6770원) 이상 스마트폰에서는 플렉서블 OLED 채택 비중이 100%로 나타났다. 이는 갤럭시Z플립4, 폴드4를 비롯해 갤럭시 S 시리즈 등 고가 플래그십 모델의 인기 덕분으로 풀이된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동남아시아 시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및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으며 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급감했으나 코로나19 기간 등으로 억눌렸던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트레이드업 현상을 보이면서 $250 이상 스마트폰 시장은 오히려 전년 대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700달러 이상 스마트폰의 급증하고 있어 저가 중심이었던 동남아 시장의 스마트폰 가격대가 올라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갤럭시 언팩 2022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4'와 '갤럭시 Z 폴드4'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현재 플렉서블 OLED 채택 스마트폰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패널 가격을 낮추려는 공급사의 노력과 지역 내 제품의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업체들의 선택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진석 애널리스트는 “특히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통해 플렉서블 OLED에 대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최저가 가격대를 제외한 모든 가격대 내 스마트폰에서 플렉서블 OLED 채택 증가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플렉서블 OLED를 탑재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차기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 S23' 흥행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오는 2월 초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갤럭시S23 시리즈'는 디스플레이의 밝기, 카메라 성능 등이 대폭 향상될 전망이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는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3 울트라는1440x3088 픽셀 해상도를 지원하는 6.8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3.36GHz로 오버클럭된 커스텀 스냅드래곤 8 2세대 모바일 플랫폼으로 구동될 전망이다.
또 8GB·12GB 램과 256GB·512GB·1TB 스토리지 옵션을 제공하며 후면에는 갤럭시 스마트폰 최초 200MP(2억화소) 카메라가 탑재된다. 배터리는 전작과 같은 5000mAh(일반용량)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5G 확산 등으로 인해 플렉서블 OLED를 탑재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스마트폰 출하량 역시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