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홈쇼핑 송출수수료 갈등 해소 방안 모색'토론회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최유라 기자)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채널 자릿세인 송출수수료를 놓고 홈쇼핑과 유료방송의 갈등이 절정에 달하고 있다. 유료방송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 사업자의 경쟁에 근거한 송출수수료 인상이 정당하다는 입장이지만 홈쇼핑은 방송매출의 60%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것은 기형적인 상황이라며, 정부에 관리 감독 역할을 요구했다.
26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홈쇼핑 송출수수료 갈등 해소 방안 모색-유료방송 생태계 상생 협력 정책 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정부 및 업계, 학계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송출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과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최진응(국회 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 과학방송통신팀) 박사에 따르면 TV홈쇼핑이 지급하는 송출수수료는 매년 증가세로 2017년 1조3874억원에서 지난해 2조250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홈쇼핑의 방송사업 매출 대비 수수료 비중도 39.3%에서 58.9%로 크게 늘었다.
조순용 한국TV홈쇼핑협회 회장은 "지난해 홈쇼핑사들이 플랫폼들에 지급한 송출수수료는 2조원 이상으로 홈쇼핑 전체 방송 매출의 60%에 달한다"며 "송출수수료 문제는 TV홈쇼핑만의 문제가 아닌 전체 유료방송 시장, 나아가 미디어 구조 전체의 문제들과 직결돼 있다"고 말했다.
반면 IPTV 측은 홈쇼핑이 송출수수료 비중을 과도하게 부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상경 한국IPTV방송협회 정책기획센터장은 "적정 송출수수료 수준과 매출 대비 비중은 기타사업매출과 방송사업 매출을 합산한 전체 TV 기반 매출을 기준으로 논의되어야 하나 홈쇼핑 사업자는 방송사업 매출만을 기준으로 송출수수료 비중을 60%로 과장했다"며 "2021년 기준 전체 홈쇼핑 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은 60%가 아닌 31%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모바일 등 TV기반의 매출을 TV홈쇼핑 방송사업 매출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센터장은 "홈쇼핑 취급고의 대부분은 TV 시청을 기반으로 발생하고 모바일, 인터넷 판매도 TV 시청후 결제만 모바일이나 인터넷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그럼에도 홈쇼핑 사업자는 매출을 방송사업 매출과 기타사업매출로 구분하고 모바일, 인터넷 판매 취급고에 대한 판매 수수료는 기타사업 매출로 구분함으로써 TV 기반 매출의 상당 부분을 방송 사업 매출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짚었다.
김상욱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미디어사업실 SO국장은 "SO의 경우 정부가 공인하는 공식적인 가입자수가 정기적으로 공표되고 있지만 홈쇼핑 사업자의 취급고 매출 자료는 접근이 불가해 심각한 정보비대칭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TV홈쇼핑 측은 IPTV 측이 오히려 착시를 유도하는 통계를 발표했다고 반박했다. 황기섭 한국TV홈쇼핑협회 실장은 "전체 홈쇼핑 매출에서 송출수수료 비율을 산정하는 것은 서울이 아닌 전국 부동산 값에서 수수료 비중을 산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지난해 TV홈쇼핑 7개사가 지급한 송출수수료가 2014년보다 49.3% 오른 것을 부인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양측은 정부의 역할에 놓고도 대립했다. 이 센터장은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수요-공급에 따른 가격 결정, 자율협상 등 시장경제 원리를 따르는 것이 기본원칙"이라며 "유료방송과 홈쇼핑간 채널 계약은 갑과 을이 아닌 대등한 지위의 대기업간 이슈로, 협상력 차이보다는 홈쇼핑 사업자에 의한 정보 비대칭 심화로 협상 지연이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미 유료방송 플랫폼과 홈쇼핑 사업자간 공정한 거래를 위해 가이드 라인 등의 엄격한 기준과 절차를 적용 받고 있다"며 "사업자간 자율 협상에 따라 송출수수료가 결정되도록 하되, 불공정 거래 발생시 사후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TV홈쇼핑 측은 정부의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황 실장은 "기업간 거래에 대해 정부가 관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으나 사적자치에 따른 시장 기능이 실패한 만큼 허가, 승인 사업자에 대한 관리, 감독 권한이 있는 정부가 제 역할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정부는 일관성, 형평성을 담보할 수 있는 공정한 대가 산정 원칙, 기준과 갈등 해소를 위한 조정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진흥기획과 과장은 "그간 송출수수료 갈등이 매년 반복되고 있음에도 개선책을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과기정통부가 굉장히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지난 9월부터 가이드 라인 개정에 대해 논의하고 있고 내년 초까지는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기정통부는 가급적이면 원활하게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