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교육부, 중대한 교권 침해 행위 학생부 기재 방안 확정

피해 교원과 교권 침해 학생 즉시 분리 조치 등 내용도 포함
"설문조사 '전학·퇴학' 기재해야 한다는 의견 많아"
교원단체 "출석 정지 이상 기재" vs "학교 법적 분쟁의 장 전락"

입력 : 2022-12-27 오전 11:44:14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정부가 학생의 중대한 교권 침해 행위 시 조치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하고 피해 교원과 즉시 분리하는 내용의 방안을 확정했다. 다만 학생부 기재는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 개정이 필요한 조치라 향후 국회 논의가 관건이다. 이에 대한 교원단체의 반응은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교육부는 27일 '교육활동 침해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이는 최근 교육활동 침해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학생 인권과 교사 교권 간 균형이 필요하다는 학교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마련하게 됐다.
 
실제 지난 3년간 교육활동 침해 심의 건수는 △2019년 2662건 △2020년 1197건 △2021년 2269건에 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원격수업이 진행됐던 2020년을 제외하면 2000건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역시 1학기에만 1596건이 접수됐다.
 
교육부는 우선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중대한 교권 침해 행위를 한 학생의 조치사항을 학생부에 작성하도록 했다.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교권보호위원회가 내릴 수 있는 조치는 △학교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 △출석 정지 △학급 교체 △전학 △퇴학 등 7가지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가 지난달 17일부터 21일까지 학부모 정책 99 모니터단3명을 대상으로 '교권 침해 학생 학생부 기재'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학생부 기재 찬성' 37%, '전학·퇴학 등 사안의 무거움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기재' 36%, '학생이 첫 교권 침해를 했을 때의 조치는 적지 않고 두 번째 조치사항부터 기재' 18%, '학생부 기재 반대' 6%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부모 정책 모니터단 설문조사 결과 전학·퇴학까지는 기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출석 정지의 경우 의견이 나뉜다"면서 "구체적인 사항은 국민 의견 수렴을 통해서 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이러한 방안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현재 국민의힘 이태규 의원이 '교원지위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지만 해당 법안은 교육부 방안과 달리 모든 조치사항을 학생부에 작성하도록 돼 있다. 이에 교육부는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해 정부 의견으로 수정안을 제안한 상태다.
 
아울러 교육부는 출석 정지 이상의 조치를 받은 학생에 대한 특별교육을 의무화하고, 학부모도 함께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해당 조치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추가 징계도 가능하게 하도록 했다.
 
또한 교육활동 침해 사안 발생 시 피해 교원을 보호하기 위해 교권 침해 행위를 한 학생과 즉시 분리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교사가 특별휴가를 얻어 우회적으로 회피해 왔지만 앞으로는 긴급할 경우 피해 학생에게 출석 정지 등의 조치를 우선적으로 할 수 있다. 피해 교원에 대한 비용 보상과 법률 지원도 확대한다. 학생이 해당 조치를 회피하면 추가 징계도 가능하다.
 
이와 함께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 권한을 법제화해 '심각한 수업 방해 행위'를 교권 침해 유형으로 신설한다. 이는 앞서 지난 8일 개정된 '초·중등교육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교사의 학생 생활지도권에 대한 법적 근거가 생긴 데 따른 조치다.
 
이 외에도 학교와 각 시·도교육청에 설치된 교권보호위원회를 교육지원청에 추가 설치하고, 교원치유지원센터를 가칭 '교육활동보호센터'로 개편해 교육활동 침해 예방과 피해 교원 치유 기능을 확대한다. 또 정부와 민간, 교육주체가 협의체를 구성해 교권 침해를 막기 위한 '교육공동체 협약'도 체결하기로 했다.
 
교육부의 이번 방안에 대한 교원단체의 의견은 나뉜다. 특히 학생부 기재 여부에 대해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이날 바로 보도자료를 내고 "학생부 기재 대상은 교권보호위 처분 모두여야 한다는 게 원칙이지만 경중을 고려한다면 최소한 출석 정지 이상에 대해 기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반성과 생활 교정이 이뤄진다면 학교 폭력처럼 심의를 거쳐 기재 내용을 삭제함으로써 교육적 효과와 교권 침해 예방 효과를 함께 거두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전희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은 지난 23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사안을 두고 "학생부 기록은 대학 입시 등으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매우 예민한 사안인 만큼 조치에 불복한 소송이 증가해 학교가 법적 분쟁의 장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높다"면서 "교육활동 침해 예방이라는 본래 목적은 충족시키지 못한 채 사실상 '학생에 대한 위협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교육부가 학생의 중대한 교권 침해 행위 시 조치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하고 피해 교원과 즉시 분리하는 내용의 방안을 확정했다.(표 = 교육부 제공)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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