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종사자 80만명 육박…가사·창작활동 영역으로 확대

종사자수 전년비 20.3%↑…광의의 종사자 292만명
배달·배송·운전 2.2% 증가 그쳐…가사·청소·돌봄 89.3%↑
부업형 줄고 주업·간헐적 일자리↑…양극화 경향 뚜렷
월평균 수입 146만4000원…48%, 3개월 수입 줄어
10명 중 1명은 플랫폼 일자리로 입문…"노동시장 변화"

입력 : 2022-12-27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배달의 민족' 라이더처럼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플랫폼 종사자'가 올해 8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플랫폼 종사자가 가사·청소·돌봄, 미술 등 창작활동, 전문서비스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배달·배송·운전 직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주업형과 간헐적 참가형으로 플랫폼 노동이 양분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에 반해, 최근 3개월간 수입감소를 경험한 플랫폼 종사자 비율도 절반에 달했다.
 
27일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22년 플랫폼종사자 규모와 근무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전체 플랫폼종사자는 79만5000명으로 2021년(66만명) 대비 13만4000명(20.3%) 증가했다. 이는 취업자(15~69세)의 3.0%에 해당한다는 규모다. 
 
온라인 플랫폼의 단순 중개·소개 또는 알선을 통해 일거리를 구한 종사자까지 포함한 '넓은 의미의 플랫폼종사자'는 약 292만명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72만2000명(32.9%) 증가했다.
 
배달·배송·운전 노동자는 51만3000명으로 지난해(50만2000명) 대비 2.2% 증가에 그쳤다. 반면 가사·청소·돌봄 직종은 5만3000명으로 89.3%, 미술 등 창작활동은 3만6000명으로 89.5% 등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김준영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플랫폼종사자 규모 증가는 코로나19 이후 일하는 방식의 변화, 디지털 경제의 확산 등으로 가사·청소·돌봄, 미술 등 창작활동, 전문서비스 등 그간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노무제공 분야가 점차 플랫폼 노동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플랫폼종사자 중 57.7%는 '주업형' 종사자였다. 이는 작년 대비 47% 증가한 수치이다. 주업형은 플랫폼 일자리 수입이 전체의 50% 이상이거나 주당 20시간 이상 노동하는 경우를 지칭한다.
 
플랫폼 일자리 수입이 전체의 25% 미만이거나 주당 10시간 미만 노동하는 '간헐적 참가형'의 비중은 21.2%로 전년 대비 91.9% 증가했다. 플랫폼 일자리 수입이 전체의 50% 이상이거나 주당 20시간 이상 노동하는 '부업형'의 비중은 21.1%로 전년 대비 35.8% 감소했다.
 
플랫폼 이용 시 '어떠한 계약도 맺지 않았다' 또는 '잘 모르겠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63.4%로 전년(42.3%)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월평균 근무일수(14.7)와 일평균 근무시간(6.4시간)은 전년과 유사했다. 플랫폼 노동으로 번 월평균 수입은 146만4000원으로 전년(123만1000원) 대비 18.9% 증가했다.
 
고용보험 가입률은 46.4%로 전년 대비 17.3%포인트 늘었다. 산재보험 가입률은 36.5%로 전년 대비 6.4%포인트 증가했다.
 
김준영 연구위원은 "플랫폼종사자 중에서 배달·배송·운전 직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감소하고, 주업형과 간헐적 참가형으로 플랫폼 노동이 양분화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의 최근 플랫폼 노동시장의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7일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22년 플랫폼종사자 규모와 근무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전체 플랫폼종사자는 79만5000명으로 2021년(66만명) 대비 13만4000명(20.3%) 증가했다. 사진은 배달 종사자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9월에서 11월까지 3개월간의 수입이 1년 전에 비해 줄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48.0%였다. 이는 수입이 늘었다는 응답(24.7%)에 비해 약 두 배 높은 수준이다.
 
직종별로는 배달·배송·운전 직종에서는 수입이 감소했다는 응답률이 55.0%로 과반을 넘었다. 반면 미술 등 창작활동의 경우는 증가(36.5%)가 감소(19.0%)에 비해 높았다.
 
종사자의 12.9%는 현재의 플랫폼 일자리가 본인의 첫 번째 일자리라고 답했다. 직전 일자리에서 플랫폼 일자리로 이동한 1순위 이유로는 '더 많은 수입을 얻기 위해서'(62.6%), '일하는 시간이나 날짜의 선택이 가능해서'(18.0%), '일에 있어서 개인이 더 많은 자율성과 권한을 가질 수 있어서'(6.9%) 순으로 응답 비율이 높았다.
  
김유진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내년부터 플랫폼종사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보장받아야 할 권리를 중심으로 법·제도적 보호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직종별 표준 계약서 제·개정, 분쟁 해결시스템 마련 등을 통한 공정한 계약 관행 형성 및 플랫폼종사자 일터개선 지원 등을 통한 안전한 일터 조성 등 정책적 보호 노력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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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윤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