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정부가 트리클로로메탄 등 유독물질을 이용한 세척공정 보유 사업장에 대한 안전 점검 결과, 절반에 가까운 사업장이 400여건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 두성산업에서 수십명의 노동자 급성중독 사태가 발생했지만 안전조치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방증이다. 정부는 '위험성평가' 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유해성 인식 제고와 직접적 개선조치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5~10월 세척공정을 보유한 전국 299개 사업장에 대한 점검 결과, 139곳(46.5%)에서 413건의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고 22일 밝혔다.
3대 핵심 예방조치와 관련해서는 유해성 주지 부적합 31.4%(94곳), 호흡보호구 관리 부적합 12.0%(36곳), 국소배기장치 부적합 13.0%(39곳)로 나타났다.
노동자에게 유해·위험성을 알려주는 조치와 관련해서는 △특별교육 및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교육 등 미실시 78곳(86건) △MSDS 경고표시 미부착 21곳(21건) △MSDS 미게시 15곳(15건) △기타 12곳(12건)이 적발됐다.
방독마스크 등 세척제 취급에 필요한 호흡보호구에 대해서는 △보호구 관리미흡 25곳(26건) △사업주의 미지급 11곳(17건) △근로자의 미착용 1곳(2건)이 적발됐다.
국소배기 부적합은 △국소배기장치 미설치 20곳(20건) △국소배기장치 성능 미비 22곳(27건)이 확인됐다. 규모별로 보면 20인 미만 사업장에서 국소배기장치 부적합(미설치·성능 미흡)인 경우가 2배 이상 높았다.
이 밖에 △특수건강검진 미실시 24곳(25건) △관리감독자 업무 미이행 4곳(4건) △유해위험방지계획서 미제출 2곳 △안전검사 미실시 1곳이 확인됐다.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지 않았거나 성능이 미흡한 21곳의 사업장에 대해서는 안전보건공단의 작업환경측정을 통해 근로자들의 노출수준을 직접 평가했다. 이 중 허용기준을 초과한 1곳에 대해서는 과태료 1000만원을 부과했다. 해당 건은 트리클로로메탄, 트리클로로에틸렌 등 염소계 세척제의 허용기준을 초과한 사례였다.
또 MSDS에 성분이 불분명한 49건에 대해서는 세척제 시료를 채취해 안전보건공단이 성분 분석을 했다. 이 중 부적정 판정을 받은 10건은 MSDS 이행실태 불시 감독으로 연계하는 등 과태료 160만원을 부과키로 했다.
특별안전보건교육 및 MSDS 교육 미실시, MSDS 경고표시 미부착 사업장, MSDS 미게시 등 108곳에 대해서는 과태료 1억5270만원을 부과한다. 이 밖에도 5곳에 대해서는 임시건강진단명령, 1곳에 대해서는 보건진단명령을 내렸다.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지 않았거나 성능이 미흡한 사업장, 특별관리물질임을 알려주지 않은 사업장, 호흡보호구를 지급하지 않은 사업장 등 20곳은 사법조치했다.
류경희 고용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화학물질에 의한 중독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험성평가'를 중심으로 유해성 인식 제고와 직접적 개선조치가 중요하다"며 "현장의 유해성 인식 개선을 위해 위험성평가 가이드라인을 보급하고, 위험성평가를 통해 실제적인 노출저감을 지도할 수 있도록 감독관의 역량향상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5~10월 세척공정을 보유한 전국 299개 사업장에 대해 실시한 결과 139곳(46.5%)에서 413건의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고 22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월 급성중독 사고가 발생한 두성산업 공장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