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새로’ 견제…진로, 설탕 빼고 16도로 낮춘다

알코올 도수 16도로 낮춘 진로…과당도 뺀다
처음처럼 새로와 진검승부…기존 소비층 이탈 우려도

입력 : 2022-12-28 오후 2:36:49
하이트진로의 리뉴얼 진로 제품. (사진=하이트진로)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하이트진로가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신제품 ‘새로’ 견제에 나섰다. 진로의 알코올 도수를 낮추는 한편 무과당(제로슈거)으로 바꾸는 것이 핵심인데 새로와 동일한 조건으로 맞춰 경쟁사 제품으로 소비층이 이탈하는 것을 막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2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000080)는 오는 1월9일 소주 진로의 리뉴얼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하이트진로가 진로 리뉴얼에 나선 건 2019년 출시 이후 4년 만이다.
 
리뉴얼 진로는 알코올 도수를 기존 16.5도에서 16도로 낮추고 제로슈거를 앞세운 것이 특징이다. 하이트진로는 리뉴얼 진로 패키지는 기존 레트로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제로슈거를 패키지에 표시해 강조하고 320kcal 등 영양정보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이처럼 하이트진로가 진로의 도수를 낮추고 제로슈거로 리뉴얼한 배경으로는 롯데칠성(005300)음료의 소주 신제품 새로가 꼽힌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지난 9월에 출시된 새로의 3개월간 누적 판매량은 2700만병에 달한다. 같은 기간 누적 매출액은 1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롯데칠성음료의 새로 매출 목표치(100억원)보다 72% 높은 수준이다.
 
처음처럼 새로. (사진=롯데칠성음료)
 
새로의 판매 속도 또한 가파른 상황이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새로 출시 이후 한 달 판매량은 680만병에 달했고 이후 700만병, 1300만병으로 급증하고 있다. 제로슈거인 데에다가 알코올 도수가 16도로 다른 경쟁 제품보다 낮아 깔끔하고 여기에 더해 투명 병을 적용한 것이 소비층을 잡은 요인이라는 게 롯데칠성음료의 설명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새로가 진로(이즈백)와 비교해봤을 때 후발 주자인 만큼 브랜드를 알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젊은 소비층을 사로잡으며 주류 시장에서 ‘푸른 두꺼비’ 돌풍을 일으켰던 하이트진로 입장에서는 롯데칠성음료의 새로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새로가 20대와 여성층을 주 소비 타깃층으로 설정한 것 역시 진로와 겹친다는 것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2019년 4월 출시한 진로는 출시 이후 현재까지 약 14억병이 판매됐다. 1초당 약 12병이 팔린 셈이다. 특히 진로는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을 마시던 소비층을 끌어왔다는 평가도 받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쟁사 제품으로 소비층이 이동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하이트진로의 리뉴얼 전략이 오히려 진로를 마시던 기존 소비층을 이탈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알코올 도수가 16도로 낮아지면서 깔끔한 맛을 강조할 경우 전보다 다소 밍밍하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비자 A씨는 “새로가 도수가 상대적으로 낮아 밍밍해서 잘 안 마시는데 진로도 알코올 도수를 낮추면 똑같이 밍밍해지는 것 아니냐”면서 “평소 진로를 즐겨마셨는데 리뉴얼되면 참이슬이나 처음처럼 등 다른 소주를 마셔야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도수는 기존보다 낮아지지만 진로의 맛은 최대한 유지하려고 했기 때문에 소비층 이탈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이번 리뉴얼에서 과당은 뺐지만 다른 첨가물은 추가로 넣지 않는 등 최대한 진로의 맛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면서 “포트폴리오 상 16.5도의 참이슬이 있기 때문에 알코올 도수를 낮춰 제품 라인을 구성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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