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마포 소각장 신규 건립을 위한 주민설명회가 주민들의 고성 속에 20분만에 끝났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열린 주민설명회가 한 차례 파행되자, 이번에는 설명회 사전 신청을 한 주민 200명만 제한적으로 입장시키며 해당 절차를 마무리했다.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경기장에는 주민설명회 장소인 리셉션홀이 있는 건물 입구 바깥부터 주민들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었다. 주민설명회 참석 인원에 들지 못해 리셉션홀로 진입하지 못한 주민들은 피켓과 부부젤라, 호루라기 등을 동원하며 '소각장 백지화'를 외쳤다. 이날 건물 내외부에는 물리적 충돌에 대응하기 위해 7개의 경찰 기동대가 배치됐다.
그러나 물리적 충돌은 계속됐다. 리셉션홀로 진입하려는 주민들이 입구를 막고 있던 용역업체 직원들과 경찰을 밀치면서 펜스가 밀리고 몸이 뒤엉키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고성을 지르다 실신한 주민이 생기며 구급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주민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는 리셉션홀 내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설명회를 듣기 위해 의자에 앉아있는 주민은 극소수이고, 대부분 의자를 밟고 올라가 피켓 시위를 하거나 공무원들을 몸으로 밀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무대에서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업체인 한맥기술의 이병도 상무가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주민들의 고성과 각종 소음에 묻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었다. 무대 앞쪽에는 수십명의 경찰들이 주민들의 난입을 막고 있었다.
질문을 받기도 했지만 고성만 되풀이되며 결국 20분 만에 설명회는 종료됐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발로 무대는 한동안 정리되지 못했다. 10분 정도 고성과 충돌이 오가자, 서울시 관계자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는 마치겠다. 서울시 행사요원은 철수하라"며 설명회 종료를 알렸다.
설명회는 지난 10월에도 개최된 적이 있었으나 그때는 심한 충돌로 파행을 겪었다. 그러자 서울시는 보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마포 주민 100명과 고양시 등 인접 지역 주민 100명 등 선착순 200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1일 상암동 광역자원회수시설 증설로 인한 대기 오염물질과 악취 등이 지자체 기준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내용의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공람을 시작했다. 공람은 내달 18일까지 진행된다. 다만 서울시는 소각장 신규 건립을 위한 주민설명회 절차가 완료됐다고 보고, 주민 의견서 등을 받으며 다음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마포 소각장 신규 건립을 위한 주민설명회가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가운데 주민들이 고성을 지르며 백지화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열고 있다. (사진=윤민영 기자)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