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기존 100% 수입에 의존하던 반도체 핵심 공정에 사용되는 희귀가스(Rare gas)를 국내 기술력으로 완전 국산화를 실현했다. 티이엠씨가 추구하는 국산화는 원재료를 해외에서 들여와 가공하는 것이 아닌 국내에서 원재료까지 생산하고 가공하는 것이다”
3일 유원양 티이엠씨 대표이사는 여의도 63스퀘어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 내용과 핵심 경쟁력 성장 전략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티이엠씨는 엑시머 레이저 가스(Excimer Laser gas)와 제논(Xe), 크립톤(Kr) 등 희귀가스부터 일산화탄소(CO), 황화카보닐(COS) 등은 물론 증착 공정용 혼합가스인 B2H6(디보란)까지 다양한 특수가스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제품별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엑시머 레이저는 반도체 포토 공정에 주로 사용되는 혼합가스로, 네온(Ne)을 주재료로 만들어진다. 티이엠씨는 네온과 헬륨을 분리, 정제하는 설비를 자체 개발하고 99.9% 고순도의 네온을 국산화했다.
네온의 경우 반도체 공정의 핵심 소제이지만, 그간 대부분의 물량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 공급받았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네온가격이 급등했고, 지난해 6월 국내에 수입된 내온가격은 톤당(t) 전년 대비 약 55배 오른 290만달러(약 37억7500만원)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네온가격의 급등에 티이엠씨의 실적도 극적으로 성장했다. 티이엠씨는
POSCO홀딩스(005490) 등 국내 제철소 플랜트에서 추출한 네온을 직겁 가공 및 납품하고 있다. 수입에 의존하던 네온의 국산화에 성공한 것이다.
네온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지난해 3분기 티이엠씨의 누적 실적은 전년 동기(672억원) 대비 254.3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04억원에서 443억원으로 325.53% 급증했다. 이 기간 네온 등의 희귀가스 매출비중은 16.71%에서 72.64%로 55.93%포인트 급증했다.
티이엠씨는 실적 성장을 계기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신사업 추진과 함께 중국, 미국 등 해외 지점 진출 등 영업력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 중 절반가량을 시설 확장에 활용한다.
티이엠씨는 이번 IPO를 통해 총 220만주를 공모한다. 공모예정가는 3만4000~3만8000원으로 총 704억~836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4~5일 양일간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 확정, 10~11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한화투자증권이다.
266억원을 C공장 건설을 위한 시설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며, 탄소계열 특수가스(COS, CO등)의 합성과 정제를 통해 반도체 공정용으로 제품화할 계획이다. 이밖에 공장 토지 및 시설자금으로 사용한 차입금 86억원을 상환할 예정이며, 343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
급격한 실적 상승의 주요 원인이 특정 재료의 가격 급등 때문이라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다. 네온가격은 지난해 고점을 찍은 이후, 중국산 수입이 보편화되면서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다. 한때 50배 넘게 급등했던 네온가스 가격은 현재 고점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격이 정상화되면서 티이엠씨의 실적도 하락할 전망이다.
김성곤 티이엠씨 부사장은 “네온가격이 워낙 급등했던 만큼, 내년도 실적은 어느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작년부터 새로운 고객사들을 확보했고 이미 전년보다 많은 물량을 계약한 만큼 가격하락의 영향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티이엠씨의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기존주주들 대부분이 상장 직후 1~3개월가량의 의무보호예수 확약했지만, 벤처캐피탈(VC) 등 제무적투자자(FI)들의 보호예수 해제 시점 대규모 물량이 출회 될 수 있어서다. 상장 직후 VC 등 전문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은 발행 주식총수의 70%를 넘어선다.
오버행 이슈와 관련해 김 부사장은 “오래전부터 회사에 투자한 FI들이 많아 오버행 이슈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2대주주인 ‘포스코 GEM 1호 펀드’를 비롯한 일부 투자자들의 경우 FI보단 전략적 투자자(SI)로 볼 수 있어 단기간 물량 출회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유원양 티이엠씨 대표이사. (사진=박준형 기자)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