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 등의 핵심 인물인 쌍방울그룹 김성태 전 회장이 해외 도피 8개월 만에 태국에서 체포됐습니다. 앞으로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에게서 이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진술을 확보하는데 전력을 다하는 한편 지명수배된 KH그룹 배상윤 회장 신병확보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 배상윤 ‘피의자 신분’ 전환…귀국 압박
배 회장은 지난해 KH그룹 관련 수사가 본격화되자 미국 하와이로 건너갔다가 일본으로 이동한 뒤 6개월여 행방이 묘연합니다. 일각에선 배 회장이 동남아 일대에 머물며 검찰 동향을 살피고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검찰은 최근 KH그룹 관계사 사무실과 관계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돌입했습니다. 이와 함께 참고인 신분이었던 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습니다. 배 회장의 자진 입국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됩니다.
KH그룹은 배 회장이 해외사업 관리 차원에서 해외에 체류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KH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하와이 골프 리조트(마카하밸리)를 인수하는 등 (해외에) 법인들이 있다”며 “코로나 등으로 (관리 못했던) 해외법인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고, 귀국 타이밍을 못 잡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석열 측근’ 박찬호 전 광주지검장 통해 검찰 연락 시도
1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배 회장은 변호인을 통해 검찰 측과 연락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 회장의 변호인은 박찬호 전 광주지검장입니다. 박 전 지검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김성태 전 회장이 검거되면서 배 회장도 귀국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시간만 끌어봤자 불리해질 뿐, 빨리 (한국에) 들어와서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게 좋다”고 말했습니다.
배 회장은 김 전 회장과 오랜 세월 사업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유명합니다. 실제 KH그룹과 쌍방울그룹은 서로 필요할 때마다 상대 측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인수해 돈을 대주거나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공조하며 사세를 키웠습니다.
김 전 회장 국내 송환 절차를 진행 중인 검찰은 배 회장 신병확보에 주력하며 KH그룹을 고리로 이 대표 등 야권 인사에 대한 수사 반경을 넓혀나갈 방침입니다.
사진=KH그룹 홈페이지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