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다음주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이 국내로 돌아오면서 쌍방울의 전환사채(CB) 발행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변호사 수임료 간 연결고리가 밝혀질지 주목됩니다. 김 전 회장은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의 핵심인물입니다.
수원지검에서 수사 중인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은 지난해 김 전 회장이 해외로 도주하면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등에 비해 그간 진척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김 전 회장이 출국한 지 8개월 만에 태국에서 붙잡히면서 검찰의 관련 수사에 탄력이 붙을 전망입니다.
2018~2019년 쌍방울 CB 거래 ‘이재명 변호사’ 연루 정황
수원지검 ‘이재명·쌍방울 통합 수사팀’(팀장 김영일 2차장 직무대리)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비롯해 ‘대북 송금 의혹’, ‘횡령·배임’ 등 사건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모두 검찰이 이 대표와 연결 지어 보는 사건들입니다.
김 전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검찰은 그가 귀국하는 즉시 체포해 신병을 확보할 방침입니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18년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당시 자신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맡았던 변호인들의 20억원 상당 수임료를 쌍방울이 CB 등을 활용해 대납하게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2018년 11월 쌍방울이 발행한 100억원 규모 CB를 착한이인베스트에서 인수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쌍방울은 2018년 11월 1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는데, 이를 전량 매입한 곳은 착한이인베스트입니다. 착한이인베스트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진원지로 지목되며 쌍방울 ‘비자금 저수지’로 알려진 곳입니다. 이 회사 최대주주는 김 전 회장입니다. 착한이인베스트는 2018년 11월 인수한 쌍방울 CB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해 10억원 가량의 차익을 남겼습니다.
2019년 10월에는 쌍방울이 100억원 규모 CB를 발행해 희호컴퍼니와 고구려37라는 투자회사에서 이를 각각 50억원씩 사들였습니다. 두 곳 모두 김 전 회장의 친인척, 측근 소유의 투자회사입니다.
해당 CB들은 2020년 2월 쌍방울 계열사 비비안이 전량 매입했습니다. 이에 앞서 비비안은 2019년 12월 이 대표 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를 맡았던 이모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습니다.
검찰, ‘쌍방울 CB’·‘대북 송금’ 이재명 관련성 추궁 전망
검찰은 김 전 회장을 불러 이 같은 2018~2019년 쌍방울 CB 거래 경위와 이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진술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만일 쌍방울 CB 거래를 통한 자금 흐름과 변호사비 대납 의혹 연관성이 규명된다면 검찰은 이 대표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의견입니다.
또 이 대표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가 추진한 대북사업 과정에 쌍방울이 어떤 역할을 했고, 이를 통해 취득한 이익은 무엇인지 등을 추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검찰이 이 대표와 ‘쌍방울 CB 거래’, ‘대북 송금 의혹’ 사이에 연관성을 규명하는데 김 전 회장의 진술이 수사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쌍방울그룹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