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이강철
KT(030200) 사외이사가 자진 사임했습니다. 이강철 사외이사는 2018년 3월23일부터 KT 사외이사로 활동해왔습니다. 2021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돼, 당초 임기는 2024년 3월까지였습니다. 이 사외이사는 노무현정부에서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지낸 인물입니다. 전 정권 인사로 분류되는 이강철 사외이사가 이사회를 떠나면서 국민연금의 불만을 잠재우고,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이 나옵니다.
KT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 vs. 업계 "구현모 대표 부담 줄여주기"
KT는 13일 공시를 통해 이강철 사외이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자진 사임했다"라고 공시했습니다. 이와관련해 이 사외이사는 최근 사임 배경에 대해 "회사를 위해서"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집니다. 건강 문제도 함께 거론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강철 사외이사가 사임하면서 10명이었던 KT 이사진은 사내이사 2인·사외이사 7인 등 9명으로 줄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강철 사외이사가 야권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구현모 대표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노무현정부에서 사회수석비서관을 지냈고, 문재인정부 시절 KT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습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 지지를 공개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구현모 대표 연임은 3월 주주총회서 결정
KT 이사회는 지난해 12월28일 사외 인사 14명, 사내 후보자 13명 등 총 27명에 대한 차기 대표이사 적격 여부 검토와 7차례 심사를 거쳐 구현모 대표를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확정했습니다. 앞서 구 대표는 우선심사 과정에서 연임 적격 판정을 받았지만 자신을 포함한 복수 후보를 대상으로 경선을 하자고 자청한 바 있습니다.
구현모 KT 대표. (사진=KT)
이사회가 복수 경선을 거쳐 구현모 대표를 후보로 결정했음에도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왔습니다. 국민연금은 구현모 대표가 차기 CEO 최종 후보로 결정된 날 보도자료를 내고 "현직 대표를 최종 후보로 확정해 발표한 것은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원칙에 부합하지 못 한다"며 "불공정한 선임 절차인 만큼 의결권 행사를 검토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사외이사 사임, 국민연금 반대 등 갈길은 험난하지만 구현모 대표가 연임 의사를 확고히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KT 관계자는 "절차상 주주총회 의결만 남은 상황"이라고 설명합니다.
KT 지분 줄였다 늘리는 국민연금에 쏠린 눈
이날 기준 국민연금의 KT 지분율은 2617만7916주로, 지분율은 10.03%입니다. 지난 2일 기준 9.99%였지만, 10일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을 늘렸습니다. 국민연금의 KT 지분이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지만, KT 주총 의결권에 반영되는 지분율은 주주 명부 폐쇄일인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지분율 10.12%입니다. 같은 기간 KT의 주요 주주는 현대차그룹 7.79%, 신한은행 5.58%, 실체스터인터내셔널 인베스터스 5.07% 등입니다.
국민연금의 지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구현모 대표 연임에 대해 부정적 시선을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2월 KT 이사회에서도 KT 사외이사들과 국민연금 측의 의견이 갈리면서 주목을 받았었는데요. KT 사외이사들은 박종욱 KT 안전보건총괄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해달라는 회사 요청에 수긍해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당시 박 후보자가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로 사법 처리를 받은 점을 거론하며 반대한 바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