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 등급제 도입에
KT(030200),
NHN(181710), 네이버클라우드 등 클라우드서비스 제공사업자(CSP)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성급하게 시행을 하다가는 외국계 사업자들에게 시장을 모두 빼앗길 수 있다는 걱정이었습니다.
CSAP 등급제는 지난해 가울 열린 국정감사 시기에 수면위로 급부상했습니다. 같은 해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놓은 등급제 개편 방안을 두고 '데이터 주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업계의 반발이 커지자 국회의원들이 이에 응답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과기정통부는 "다양한 의견들을 두루 듣고 있다"고 한 발 물러나는 듯 했으나 지난해 말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 보안인증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습니다. 인증 체계에 '상·중·하' 등급제를 도입하고 하등급은 고시 공포 이후 바로 시행하겠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하등급은 개인정보를 포함하지 않고 공개된 공공 데이터를 운영하는 시스템이 해당합니다.
16일 오후 국회에서 '바람직한 클라우드 생태계 발전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뉴스토마토)
과기정통부가 업계의 의견을 듣기로 제시한 시점은 오는 18일입니다. 16일 오후 열린 토론회는 사실상 공개적으로 열리는 마지막 의견 수렴인 셈입니다. 이 자리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민간 클라우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외국계 사업자들이 공공 클라우드 시장도 접수하게 될 것"이라는 데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CSAP 등급제 도입을 두고 클라우드 업계 내에서도 IaaS(서비스형 인프라),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업체들 간의 이견이 있음에는 동의했지만 공공 클라우드 시장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특히 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후발 주자인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윤동식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회장은 "미국 국방부, 해군 등의 클라우드 도입 계약이 아마존웹서비스(AWS) 성장의 밑바탕이 됐다"며 "중앙 부처들이 클라우드를 쓸 수 있는 상황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 클라우드와 SaaS가 패키지로 결합할 경우 외국 클라우드와 결합할 때보다 필요한 시간도 단축된다"고 홍보를 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고재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상무는 "제발 살려달라"고 절박한 외침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는 "등급제가 도입이 된다면 시장이 얼마나 커지는 지에 문의를 해도 아무도 답을 주지 않는다"며 "글로벌 사업자가 준비를 하고 있는 만큼 국내 사업자들도 준비를 해야 하는데 정보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카카오 같은 대기업도 레퍼런스 마련에는 힘이 부친다며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말만하지 말고 눈에 띄는 도움을 달라는 호소였습니다.
이 같은 업계의 의견을 청취한 과기정통부와 행전안전부 관계자들은 고시 개정까지 최대한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해 클라우드 생태계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 역시 "기업의 입장에서 충분히 우려를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충분한 논의를 거쳐 현실적인 부분과 미래로 나아가는 부분들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