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잡학사전)갑상선암, 꼭 로봇 수술?

합병증 최소화하는 방법 정해야

입력 : 2023-01-18 오전 6:00:00
송라영 중앙대병원 교수 갑상선 로봇수술 중 촬영한 사진. (사진=중앙대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갑상선은 생존율이 99%로 치료 후 예후가 좋은 암으로 알려졌지만 수술 후 목의 흉터는 고민거리가 되기 충분합니다. 이 때문에 흉터가 남지 않는 로봇수술도 많이 시행되는데 수술비가 꽤 들죠.
 
가장 효과적인 갑상선암 치료 방법은 수술입니다. 최근 국가암등록통계 발표 자료를 보면 2020년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으로 2만9180명으로 확인됐으며, 갑상선암 환자의 대부분이 절제 수술을 시행했습니다. 수술 후에는 필요에 따라 호르몬요법 치료와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병행합니다.
 
절제 범위 따라 수술도 달라져
 
만약 수술을 한다면 절제 범위에 따라 전절제술과 반절제술(엽절제술)로 나뉘는데, 전절제술은 갑상선 좌우 양쪽과 그사이 조직 전부를 제거하는 수술입니다. 반절제술은 암이 침범한 한쪽만 제거하는 수술로 진행이 많이 되지 않은 유두암이나 양성 종양일 경우 시행합니다.
 
전절제술의 장점은 남은 갑상선이 없으므로 재발할 가능성이 낮고, 수술 후 혈중 갑상선글로불린과 갑상선스캔을 이용해 재발을 빨리 발견하는 데 유리하다는 겁니다. 또 필요한 경우 방사성 요오드 요법을 시행해 재발률을 낮출 수 있죠. 반면 반절제술은 남은 갑상선이 기능을 일부 유지할 수 있으며 수술 합병증의 위험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수술 범위의 결정은 갑상선암의 크기, 주변 침범의 가능성, 가족력 여부, 림프절 전이 등 여러 가지 위험요소와 환자의 선호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송라영 중앙대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는 "과잉 수술로 필요 이상으로 갑상선을 다 제거해 버리면 평생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하고 갑상선 전절제를 할 경우 목소리 신경이나 부갑상선 문제가 반절제를 했을 때 보다 발생 위험이 높다"며 "가능하면 자신의 갑상선을 가지고 있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삶의 질을 위해서 좋다"고 말했습니다.
 
절개술이 나을까 로봇수술이 나을까
 
절제 범위가 정해졌다면 수술법도 고려해야 합니다. 갑상선암의 수술법은 크게 일반 절개수술과 내시경절제술, 다빈치로봇수술 3가지로 나뉩니다. 전통적인 수술법인 절개술은 목 아래쪽에 5~10㎝를 절개해 갑상선을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외과의사가 육안으로 보고 직접 손으로 수술할 수 있어 수술 시 시야 확보가 좋고 정확하고 안전한 수술을 할 수 있지만, 목에 흉터가 보이거나 남는 단점이 있죠.
 
목의 흉터를 남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내시경절제술 또는 다빈치로봇수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내시경갑상선절제술은 가슴이나 겨드랑이 부위의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으로 기구를 넣어 수술하기 때문에 목에 상처가 생기지 않는 미용상의 장점이 있습니다. 단, 모든 환자에 적용할 수는 없어 크기가 작고 주변 조직이나 림프절로의 전이가 심하지 않은 경우에만 시행하죠.
 
다빈치로봇수술 역시 로봇을 이용한 내시경적 수술법으로 의사가 수술장 조종 콘솔에서 확대 영상을 보면서 로봇의 팔을 조종해 수술을 하는데, 수술 부위가 확대돼 상세하고 정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직접 수술할 때 생길 수 있는 손 떨림도 보정되기 때문에 정교한 수술이 가능합니다.
 
송라영 교수는 "갑상선암에 있어 최근 로봇수술이 최소침습적 수술로 각광받고 있다"며 "다빈치로봇수술 장비를 통해 8㎜ 이하의 작은 구멍을 환자의 겨드랑이와 가슴 유륜을 통해 수술하는 유륜-액와 접근법은 흉터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아 수술 후 빠른 회복력과 탁월한 미용 효과가 있는 수술법으로, 기존 내시경수술에 비해 시야가 10배 이상 확대 가능하고 3D 입체영상이 가능해 부갑상선이나 신경을 찾아내는 데 매우 용이해 정밀하고 광범위한 수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일부 갑상선암 환자에게는 적용할 수 없으므로,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해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며 "단점은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므로 수술료가 비싸다는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수술 후 환자 불편감까지 고려해야
 
최근에는 경구로봇갑상선수술도 시행됩니다. 이 수술법은 입술 안쪽에 작은 구멍을 내 로봇 내시경을 넣어 갑상선암을 절제하는 방법입니다. 다른 기관에 손상 없이 수술을 할 수 있습니다. 수술 흉터가 없으며 통증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광범위한 림프절 절제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수술적 접근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송라영 교수는 "모든 갑상선암 수술을 로봇수술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절개수술을 시행해야 할 때도 있다"며 "갑상선암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술 후에 환자가 수술로 생길 수 있는 불편감과 합병증이 없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성대를 조절하는 목소리 신경인 되돌이후두신경이 갑상선 기도 옆으로 지나가기 때문에 최대한 신경의 기능이 떨어지지 않게 수술을 해야 하고, 체내 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부갑상선을 살릴 수 있는 수술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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