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 첫 신차 '토레스 EVX'…코란도 악몽 지운다

전기차 '토레스 EVX' 상표 출원, 올 하반기 출시
3월 사명 바꾸고 미래 모빌리티 기업 도약
코란도 이모션 실패 아픔, 주행거리 확대 및 결함 해결해야
전용 플랫폼 개발 등 전기차 생산 집중 방침

입력 : 2023-01-18 오후 3:25:1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쌍용차(003620)가 오는 3월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바꾸고 처음 내놓는 신차는 '토레스 EVX'가 될 전망입니다. 토레스의 전기차 모델인데요. 앞서 내놓은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이 흥행에 실패한 만큼 토레스 EVX가 KG모빌리티의 미래차 기업 도약에 디딤돌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18일 특허청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 10일 토레스 EVX 상표를 출원하고 현재 출원심사 대기 중에 있습니다.
 
쌍용차 토레스.(사진=쌍용차)
 
토레스 EVX는 쌍용차가 지난해 7월 출시한 가솔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의 전기차 버전입니다. 그동안 쌍용차는 토레스 전기차 모델을 U100(프로젝트명)으로 칭하고 올해 하반기 출시하겠다고 밝혀왔습니다.
 
쌍용차는 다른 후보 없이 토레스 EVX만 출원해 이 이름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표설명에도 전기자동차가 포함돼 있습니다. 토레스 EVX가 출시되면 토레스는 가솔린, 하이브리드 LPG와 함께 세 개의 라인업을 갖추게 됩니다.
 
특히 쌍용차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바꾸고 앞으로 신차에 KG 로고를 달 예정인 만큼 토레스 EVX는 상징적인 의미가 큽니다. 토레스는 지난해 당초 계획(2만대) 대비 30% 이상인 2만2484대가 판매되며 벼랑 끝 위기에 몰렸던 쌍용차를 구해냈습니다.
 
앞으로의 관건은 토레스 EVX 흥행입니다. 자동차 시장 주도권이 전기차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내연기관차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쌍용차는 지난해 초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을 출시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전용 전기차가 아닌데다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거리가 307㎞에 불과해 경쟁모델인 현대차(005380) 아이오닉 5, 기아(000270) EV6와 비교해 한참 뒤쳐졌죠. 여기에 출시 직후 LG에너지솔루션(373220)으로부터 공급받기로 한 배터리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생산 중단이 중단되다 지난해 말이 돼서야 재개됐습니다. 결국 지난해 판매량은 100여대에 그쳤습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코란도 이모션이 3~4년 전에만 나왔어도 쌍용차가 SUV 명가의 맥을 유지할 수 있는데 타이밍이 좀 늦었다"며 "한 세대 뒤진 모델로 경쟁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불리한 만큼 서둘러 전용 플랫폼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가솔린 모델 토레스의 결함도 해결해야 합니다. 올겨울 차체 안으로 들어간 전조등 디자인 구조 때문에 주행 중 전조등에 눈이 쌓여 빛을 가리고 야간 안전운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또 잦은 내비게이션 먹통, 후방카메라 반응속도 및 블랙아웃 등도 소비자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습니다.
 
쌍용차는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와 배터리 팩 및 전기차 전용 플랫폼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토레스 EVX에는 BYD 배터리가 적용될 예정입니다. 2024년에는 전기 픽업트럭도 출시합니다.
 
쌍용차는 35년 만에 사명을 변경하면서 자동차가 아닌 모빌리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내연기관차 중심의 기존 사업과 달리 전동화를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 기업의 면모를 갖추겠다는 계획인데요.
 
쌍용차는 본격적인 전기차 생산을 위해 노후한 평택 칠괴동 공장을 떠나 신규 부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평택항만 배후단지가 유력 후보로 꼽힙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코란도, 렉스턴, 티볼리 등이 흥행했지만 후속 차종을 내놓지 못하면서 경영정상화에 계속 실패했다"며 "KG그룹에 인수됐지만 토레스에 이은 후속 차종이 흥행하지 못할 경우 적자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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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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