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올해 연초 진행된 기업공개(IPO) 기업들의 성적표가 양극단으로 엇갈리고 있습니다. 특히 공모 규모에 따라 흥행 여부가 갈리고 있는 모습인데요. 업계에선 당분간 IPO 시장에 ‘대어’급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소규모 기업의 IPO가 흥행에 더욱 유리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흥행여부따라 주가도 엇갈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증시 입성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은 총 5개 기업입니다. 이중 수요예측과 청약 결과가 공개된 곳은
티이엠씨(425040)와
한주라이트메탈(198940), 미래반도체, 오브젠 등 4개 기업인데요. 이들의 IPO 성적은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올해 첫 타자로 주목받은 한주라이트메탈은 수요예측에서 998.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공모가 역시 희망범위(2700~3100원)의 상단인 3100원으로 확정했습니다. 공모청약 결과와 상장 첫날의 주가 흐름 역시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청약 경쟁률은 565.18대 1로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첫날 주가는 공모가(3100원)보다 32.7% 높은 4115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이후 가격제한폭(29.77%)까지 오른 5340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반면 티이엠씨는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에서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수요예측에선 31.33대 1이라는 부진한 결과를 보였고 공모가도 희망범위(3만2000∼3만8000원) 최하단보다 낮은 2만8000원에 확정했죠. 공모주식 수도 기존 220만주에서 180만주로 줄였는데요. 그런데도 일반 청약에선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미달’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 대비 소폭(0.36%) 상승하기는 했지만, 한주라이트메탈이 상한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부진한 모습이었습니다.
반도체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주로 통하는 티이엠씨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업종에 따른 흥행 실패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반도체 관련기업인 미래반도체는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미래반도체는 지난 10~11일 기관투자가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576.6대 1을 기록. 공모가를 희망범위(5300~6000원) 상단인 6000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일반 청약 최종 경쟁률도 938.3대 1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반면 미래반도체와 동시에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오브젠은 수요예측과 청약에서 흥행에 실패했는데요. 수요예측 경쟁률은 98.5대 1. 공모가는 희망범위(1만8000~2만4000원) 하단인 1만8000원으로 확정했습니다. 일반 청약 경쟁률도 5.97대 1에 그쳤습니다.
소형주 공모, 과거부터 대부분 흥행
(표=뉴스토마토)
공모주 흥행 양극화의 원인으로는 공모기업의 업황과 기업가치 고평가 등 여러 가지 원인이 꼽히고 있는데요. 시장 전문가들은 상반기 시장의 ‘대어’급 공모가 사라지면서 오히려 공모 규모가 작을수록 흥행에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규모와 공모가가 작으면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공모주 투자에 큰 부담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 만큼 공모주 참여자들도 많을 수 밖에 없고 수요예측이나 청약 흥행에 성공하면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 대한 기대감도 높일 수 있다”며 “IPO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의 공모주 참여 역시 소형주일 수록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올해 첫 상장주인 티이엠씨의 경우 공모 규모가 704억~836억 원에 달해 1월 IPO 최대어로 꼽혔습니다. 목표 시가총액 역시 3537억~4201억원에 달했죠. 반면 동시에 상장한 한주라이트메탈의 공모금액은 176억~202억원. 목표 시가총액은 524억~602억원이었습니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과거부터 매번 소형주의 공모는 흥행에 유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시장의 변화라면 대어급 IPO의 흥행이 예전보다 어려워졌다는 것인데, 소형주의 경우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수많은 기관 투자자들이 있는데 소형주의 경우 배정 받아봐야 몇주 안되기 때문에 사실상 수익에 큰 영향은 없다”면서“종목에 대한 수급은 많고 공급은 적어지는 불균형이 발생하고 유통물량이 적은 만큼 예전부터 소형주는 좀 더 안전하다는 일종의 합의가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거래소 전물 전경. (사진=한국거래소)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