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중세 시대 흑사병의 유행이 끝나고 이탈리아 피렌체를 중심으로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죠. 우리나라도 팬데믹 이후 다시 한번 문화예술이 꽃피우길 바랍니다.(크라잉넛 한경록)"
늘 일을 벌리는 한경록을 보면 세르반테스 ‘돈키호테’와 모험단들이 연상되곤 합니다. 올해 이들이 꿈꾸고 돌진하려는 풍차는 한 뼘 더 커졌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할로윈과 더불어 홍대 3대 명절이라 불리는 연례 축제 ‘경록절’이 올해 정식 '음악 페스티벌'의 출사표를 던집니다. 타이틀은 '2023 경록절 마포르네상스'.
경록절은 2007년 크라잉넛 베이시스트 한경록의 생일파티로 시작해 몇 년 전부터 규모를 키워왔습니다. 코로나로 대면 공연이 어려워지고 문화예술계가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음악과 예술을 놓치지 말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고,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3월 한국대중음악상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아티스트 108팀이 출연해 3일 동안 각자의 집이나 작업실, 연습실 등에서 촬영한 영상들이 온라인을 달궜습니다.
한경록 기획사인 캡틴락컴퍼니는 "무대가 사라지고 적막해진 시기에도 웃음과 희망, 그리고 음악을 잃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스스로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많은 예술인들이 노력했다. 작년 중반부터 상황이 점점 나아져 공연계가 활기를 되찾기 시작한 만큼 올해는 온·오프라인을 병행키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2월 8~12일 총 5일로 기간을 늘리고 미술, 문학, 과학, 건축 등 다채로운 분야에서 활동하는 120여 팀이 출연 예정입니다.
첫째 날인 2월 8일에는 홍대 왓챠홀에서 개막식이 진행됩니다.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오프라인 밴드 공연이 이어지고, 성인 관객들에게는 수제 맥주가 제공될 예정입니다. ‘거장’ 김수철이 밴드 크라잉넛과 함께 이날 무대에 오를 예정입니다. 공연은 크라잉넛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로 송출되고 제비다방, 얼라이브홀, 우식궁 등 홍대 여러 공간에서도 생중계를 시청할 수 있습니다.
둘째날과 셋째날에는 잔나비 등의 온라인 공연이 펼쳐지고, 넷째날에는 ‘로큰롤 시티투어’라는 타이틀로 홍대의 여러 라이브 클럽에서 공연이 진행됩니다. 네스트나다, 클럽FF 등 홍대 앞의 특색 있는 공간에서 다양한 뮤지션의 공연이 펼쳐집니다.
마지막 날인 2월 12일에는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플레이맥, 스튜디오3에서 공연과 강연, 관객 참여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포크계 거장 최백호의 무대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갤러리맥에서는 아티스트 8인 특별전 ‘로큰롤 르네상스’이 열립니다. 최근 작가로도 활동 중인 김창완(산울림)을 필두로 백현진, 조문기, 신창용, 이상면(크라잉넛), 보보(노브레인), 권민지, 김유진 총 8명이 작품을 선보입니다.
지난해 '경록절'에서 한영애와 무대를 꾸민 크라잉넛. 해마다 거장들, 신예들과의 무대를 주선하며 한국 대중음악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는 김수철, 최백호 등이 무대에 오르고 산울림 김창완의 그림이 전시된다. 사진=캡틴락컴퍼니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