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 '퇴직 러시'에…줄잇는 로펌들의 전관 영입

최근 5년 344명 법관 자발적 퇴직…재판연구관 퇴직도 꾸준
올해 세종 4명·바른 3명 법관 합류 예정

입력 : 2023-01-25 오후 4:10:28
[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법관들의 '퇴직 러시'에 로펌들 간 영입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25일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실이 법원행정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의원면직, 임기 만료 등 사유로 법원을 자발적으로 떠난 법관은 344명입니다.
 
법원을 떠나는 수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연도별로 보면 2018년 64명, 2019년 47명, 2020년 68명, 2021년 89명입니다. 지난해 증가세가 잠시 멈춘 듯 보이지만 그마저도 79명으로 적지 않습니다.
 
고법 부장판사 폐지 등 인사 체계 변화가 원인
 
특히 법원 내 요직으로 불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의 퇴직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재판연구관 4명은 이미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직 인원이 있겠지만 (사표) 수리가 확정되기 전 규모나 수리 여부 등을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모두 저마다의 퇴직 사유가 있겠지만 고등법원 부장판사 폐지 등 법원 인사 체계의 변화가 주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과거 발탁식이던 제도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였지만 소위 말하는 승진 사다리가 사라져 법원에 남을 이유가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대형 로펌 대부분 법관 영입 계획
 
대형 로펌들은 앞다퉈 법원에서 다양한 경험과 실력을 쌓아온 이들에 대한 영입을 준비 중입니다.
 
우선 법무법인 세종은 올해 법관 4명을 새롭게 영입할 예정입니다. 법무법인 바른에도 상반기 내 고법 판사 1명과 지법 부장판사급 2명이 합류합니다. 이외에도 구체적인 인물과 인원을 밝힐 순 없으나 대형 로펌 대부분 영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로펌들의 법관 모시기 경쟁, 올해만의 일은 아닙니다. 작년에도 대형 로펌 대부분 판사, 재판연구관 등 법관들을 영입했습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해 하반기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이상현 변호사(사법연수원 37기)와 연구원 다수를 영입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지식재산권 전담재판부 법관으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식재산권 소송·자문과 영업비밀 보호·기술유출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법무법인 세종에도 지난해 3월 최한순(27기) 전 서울고법 고법판사, 한성수(29기) 중앙지법 기업전담부 부장판사, 서영호(25기) 대법원 재판연구관이 합류했습니다. 이들은 그간 쌓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재 각각 공정거래그룹, 금융분쟁그룹, 회사분쟁그룹에 소속돼 있습니다.
 
법무법인 율촌은 지난해 서울고법 고법판사로 근무한 송민경(32기) 변호사를,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한원교(31기) 변호사를 영입했습니다. 이들은 현재 각각 부동산건설, 조세 부문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법무법인 바른은 지난해 법원에서 김재형(27기) 전 부산고법 고법판사, 이원근(29기)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전기철(30기)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를 영입했습니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대형 로펌들이 퇴직 법관 영입에 힘쓰는 이유는 전문성 보완 때문"이라며 "올해도 법원 분야에서 오랜 기간 경험과 실력을 쌓아온 분들을 영입하기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법원 (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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