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클럽' LG엔솔, 북미 배터리 덕에 웃었다

매출 25조, 영업익 1조 돌파 '사상 최대'
GM 합작공장 가동 등 북미 배터리 수요 실적 견인
올해 북미시장 60% 성장 전망…투자 50% 확대

입력 : 2023-01-3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 분기 실적 신기록을 세웠고 연간 영업익은 1조원을 넘었습니다. 미국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폭발한 영향이 컸는데요. 올해는 북미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대응해 투자를 전년 대비 50%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30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5조5986억원, 영업이익 1조213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3.4%, 57.9% 증가하며 최대 연간 실적을 냈습니다. 연간 최대 이익을 기록했던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사진=LG에너지솔루션)
 
글로벌 자동차 고객사들의 전기차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증가했고 에너지저장장치(ESS) 판매도 늘은 것이 호실적으로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8조5375억원, 영업이익은 2374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전통적 비수기 시즌이지만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합작공장에서 배터리 양산이 시작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냈습니다. 현대차(005380), GM이 미국에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채택하면서 지난해 미국 시장 진출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죠.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지난해 하반기 전기차 및 전력망용 ESS 수요 개선세에 따라 전 제품군 출하량이 증가했고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분의 판가 연동 확대 등에 힘입어 연간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판매량 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 절감 등으로 영업이익 역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도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LG에너지솔루션은 혼다, 스텔란티스 북미 합작투자와 함께 테슬라가 채용한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받으려는 북미 자동차 기업들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글로벌 생산공장의 신·증설 및 안정적 운영, 북미 지역 중심의 판매 확대 등으로 연 매출을 25~30% 이상 확대 달성한다는 계획입니다.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도 지난해 6조3000억원에서 50% 이상 늘린다는 방침인데요. 북미,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생산공장의 생산능력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특히 북미 시장의 전기차 성장세가 가장 가파릅니다. 북미 시장은 올해에만 60% 중후반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이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전반적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전망했습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미국 오하이오 합작1공장(배터리 생산능력 40GWh), 테네시 합작2공장(45GWh), 미시간 합작3공장(50GWh)을 짓기로 한 바 있습니다. 오하이오 제1공장은 지난해 11월 본격 양산을 시작했고 2공장은 올해, 3공장은 2025년으로 예정돼 있습니다. 
 
모두 미국 내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배터리를 생산하게 되는데요. 여기에 더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에 단독으로 짓기로 한 공장의 생산 물량을 테슬라에 공급하는 방안도 논의 중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애리조나 공장은 테슬라와 신규 공급 대응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원통형 배터리를 테슬라에 공급하고 있는데요. 이는 주로 중국 내수용 전기차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테슬라에 이어 루시드, 프로테라 등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의 원통형 배터리 탑재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격적인 투자는 결국 CATL를 잡기 위한 전략적인 판단으로 보입니다. CATL은 탄탄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세계 배터리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은 지난해 1~11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37.1%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12.3%로 2위 중국 BYD(13.6%)에 밀려 3위를 기록했습니다. BYD가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럼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다양한 고객사들이 있는 만큼 걱정 없다는 반응입니다. 이미 △폭스바겐 △GM △포드 △스텔란티스 △르노닛산 △현대차 △BMW △혼다 등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는데요. 권 부회장도 "CATL과 달리 다양한 글로벌 고객군을 보유하고 있고 생산기지도 유럽과 미국, 중국 등 글로벌하게 갖춰진 것도 강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고객사 다변화가 지속 이뤄지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385조원에 달합니다. 최근 중국이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폐지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기업에 더 많은 기회가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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