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대통령실은 3일 윤석열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 결정에 역술인 '천공'이 개입했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과 이를 최초 보도한 본지와 한국일보 기자를 형사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윤석열정부 들어 언론 상대 '첫 고발'
고발장은 이날 오후 3시 서울경찰청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언론인들을 상대로 고발 조치하는 것은 현 정부 들어서는 처음입니다.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악의적, 반복적으로 가짜 뉴스를 만들고 확산하는 행위에 대해서 일관된 기준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이미 수차례 밝힌 바 있다"며 "'천공이 왔다고 들은 것을 들은 것을 들었다'는 식의 '떠도는 풍문' 수준의 천공 의혹을 책으로 발간한 전직 국방부 직원과, 객관적인 추가 사실 확인도 없이 이를 최초 보도한 두 매체 기자들을 형사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은 국민과의 약속인 대선 공약을 이행한 것으로, 수많은 공무원들의 면밀한 검토를 거쳐 실행한 것"이라며 "'역술인이 의사 결정에 참여하였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가짜 의혹을 제기한 것은 공무원들과 국민에 대한 모독이자 악의적 프레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본지,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 "남영신 육참총장 '천공·김용현, 공관 둘러봤다' 말했다"> 2일 보도
앞서 전날 본지는 지난해 3월경 천공, 김 처장, 윤핵관인 모 의원이 용산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를 사전 답사했는데, 이것이 공관 관리관을 통해 남영신 당시 육군참모총장에게 보고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남영신 전 총장은 이 사실을 부승찬 당시 국방부 대변인에게 털어놨으며, 부 전 대변인은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재확인했다고 본지에 증언했습니다.
한국일보도 부 전 대변인의 신간 내용을 인용해 관련 내용을 보도했는데요. 부 전 대변인은 지난해 4월1일 한 행사장 화장실에서 남 전 총장으로부터 "얼마 전 천공이 한남동 육군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를 방문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대통령실, '청남동 술자리 가짜 뉴스 사례' 빗대
대통령실은 이를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 사건'에 빗대기도 했는데요. 대통령실은 "여러 사람의 말로 전달된 풍문이 정치적 목적으로 가공될 때, 얼마나 허무맹랑해질 수 있는지 '청담동 술자리 가짜 뉴스' 사례를 통해 국민들께서 목도하셨을 것"이라며 "주권자인 국민 앞에 '대통령 관저 이전에 천공이 관여했다'는 중대한 의혹을 제기하려면, 최소한 천공의 동선이 직·간접적으로 확인되거나 관저 출입을 목격한 증인이나 영상 등 객관적 근거라도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대통령실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하고 청와대를 국민 품에 돌려드린 지 이미 9개월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이전과 관련한 거짓 의혹제기만 되풀이하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대통령실은 앞으로도 가짜 뉴스에는 원칙에 따라 대응하고, 대국민 소통 강화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