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크래프톤(259960)이 PC와 콘솔 부문의 매출 호조로 지난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습니다. 이용자 친화 정책을 토대로 주력 게임인 '배틀그라운드'가 꾸준한 성과를 낸 점이 실적 호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니다. 올해는 제작과 퍼블리싱 역량 강화를 해나가며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입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매출액 1조8540억원, 영업이익 7516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고, 영업이익은 15.5% 늘어났습니다. 영업이익률은 41%으로 집계됐습니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크래프톤의 지난해 실적에 대해 매출 1조8411억원, 영업이익 7150억원으로 예측했는데 이보다는 소폭 웃도는 수치입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 4738억원, 영업이익 126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 179% 성장한 수치입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핵심 사업인 게임을 중심으로 운영, 글로벌 AAA급 콘솔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했습니다. PC와 콘솔 부문의 매출이 4650억원, 104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 430% 성장했습니다. PC·콘솔 합산 매출은 전체 매출의 31%입니다. 특히 'PUBG: 배틀그라운드' 무료화 이후 약 4500만명 신규 유저를 확보했고, 지난해 4분기 출시된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통해 PC·콘솔 매출 기여도를 높였습니다.
모바일 부문 연간 매출은 1조 25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줄었습니다. 다만 크래프톤은 "새로운 모드 업데이트, 소형 맵 출시, 콜라보레이션 확대를 통해 과금 유저가 증가하며 모바일 배틀로얄 게임의 선두자리를 지켰다"면서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94%로 글로벌 게임사의 위치도 공고히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크래프톤은 올해 제작 역량과 퍼블리싱 사업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는다는 방침입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크래프톤은 게임 이외의 영역에서의 사업 확장을 탐색해왔다"면서 "우리는 게임 제작을 확장할 수 있는 오디오 대화 비전 등 제너레이티브 영역에 집중한 기술개발을 해왔다. 한국어 음성합성의 경우엔 감정표현에 있어 국내 최고 수준으로 자부한다"고 말했습니다.
크래프톤에 따르면 사내에서 개발된 딥러닝 모듈은 게임 제작에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엔진 플러그인 형태로 개발 중입니다. 크래프톤 딥러닝 본부에선 생성기술에 더해 게임 제작 전반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오픈월드 게임플랫폼에 대한 준비도 병행해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오픈월드 게임플랫폼은 3D 공간에서 이용자가 제작한 게임 콘텐츠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김 대표는 "AI 기술이 대중화되며 1인 또는 소수 개발자가 수준 높은 게임을 제작하기가 더 용이해질 것"이라며 "오픈월드 게임플랫폼은 이런 창작자에게 이용자를 만나게 해주고 수입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크래프톤은 이 플랫폼을 약 1년여간 개발해왔으며, 상반기내 소규모 테스트를 진행, 연내 출시한다는 목표입니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도 실시합니다.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5년까지 3년간 별도 재원을 마련해 자기주식을 취득하고 올해 취득한 주식 100%를 소각, 이후 취득 주식을 60% 이상 소각할 예정"이라며 "단기 주가 부양이 아니라 장기적인 주주가치, 주주 신뢰 제고에 목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창한 대표는 "지난해 제작과 서비스 역량을 내재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을 향한 도전을 계속했다"면서 "2023년에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축적된 노하우를 활용해 게임성 높은 라인업을 시장에 선보이는 기회를 늘리고, 효율성을 강화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사진=크래프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