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 그룹 캐시카우로 안착

지난해 매출 8조6219억원, 영업이익 1조716억원…역대 최대 실적
올해 작년 매출 경신하는 9조2262억원 전망

입력 : 2023-02-12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두산밥캣(241560)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며 그룹 내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안착했습니다. 그간 두산그룹에서 캐시카우 역할을 해오던 두산인프라코어(현 현대두산인프라코어(042670))가 현대중공업에 인수되자 공석이 된 캐시카우 자리를 두산밥캣이 채운 것입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 8조6219억원, 영업이익 1조71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8.2%, 영업이익은 80% 성장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 역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5.3% 성장한 2조3839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62.5% 증가한 2508억원을 달성했습니다. 
 
두산밥캣은 1947년 미국 노스다코타에서 출범한 미국 1위 건설기계 업체로, 소형건설장비(스키드로더)굴삭기, 트랙터 등을 생산합니다. 두산그룹은 2007년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 톱3’라는 목표 아래 5조원을 들여 밥캣을 인수했습니다. 당시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인수합병(M&A)한 것 중에 가장 큰 규모였습니다. 
 
두산밥캣은 두산이 인수한 이후 2016년 한국거래소에 상장했고, 2021년엔 두산그룹의 지주사의 사업부문인 산업차량BG(Business Group)을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두산밥캣의 콤팩트 트랙터. (사진=두산밥캣)
 
구체적으로 두산밥캣은 농업 및 조경 작업에 쓰이는 장비(GME·Grounds Maintenance Equipment)와 이동식 조명 장비인 포터블 파워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GME에는 콤팩트 트랙터, 미니 트랙로더, 소형 굴절식 로더 등이 포함됩니다.
 
두산밥캣이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건 GME의 가파른 성장 덕분이었습니다. 회사에 따르면 콤팩트 트랙터를 출시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GME 제품군은 연평균 56%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북미 시장 내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딜러 역량을 기반으로 해당 지역에서 GME 제품군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룹의 캐시카우로 안착한 두산밥캣은 고성장하는 GME를 주력 제품군으로 키우기 위해 2021년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스테이츠빌 공장에 7000만달러(약 885억원)를 투자해 생산라인을 증설하기도 했습니다. 이곳은 공기압축기, 이동식 발전·조명장비 등을 생산합니다.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두산밥캣의 스테이츠빌 공장 전경. (사진=두산밥캣)
 
 
두산밥캣은 2007년 두산그룹에 편입됐지만 최근에야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그룹이 유동성위기를 겪은 2020년 시장에서 밥캣을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두산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직격탄을 입으면서 그룹 전체가 유동성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룹 캐시카우이자 알짜배기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한 것도 유동성 위기를 탈피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두산인프라코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두산밥캣을 두산이 파네 안파네가 시장의 관심사였습니다. 대형 건설기계 등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두산인프라코어와 유통망을 공유하는 두산밥캣이 시너지를 내고 있기 때문에 두산밥캣 없는 두산인프라코어의 나홀로 매각은 시장에서 매각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였죠.
 
하지만 두산은 끝내 밥캣을 팔지 않았습니다. 밥캣이 두산그룹 미래 사업에서 충분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두산밥캣 매각 여부를 두고 그룹에서도 고민을 많이 한 것으로 안다”며 “결과론적으로 매각하지 않은 것이 그룹 미래 사업 발전 방향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두산밥캣은 올해 매출을 지난해 역대 매출을 경신하는 9조2262억원으로 전망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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