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위믹스 재상장에 민낯 드러난 닥사…"독점력만 키웠다"

닥사, 사전 논의 없이 진행돼 '당황'…"상장, 거래소 자율 결정"
닥사 협의체 설립, 독점지위 강화해 시장 혼란 부추겼다 비판

입력 : 2023-02-1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위메이드(112040)의 가상자산 위믹스가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 코인원에 재상장되면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 역할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대 거래소가 참여하는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가 일제히 상장폐지 결정을 내린지 불과 2개월만에 재상장됐기 때문입니다. 
 
위믹스 상장폐지 당시에도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는데 이번 코인원의 재상장으로 가이드라인 부재가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업계에선 닥사라는 협의체 설립이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강화해 오히려 시장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5대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이 지난해 6월 22일 여의도 코인원 본사에서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를 출범하고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진=빗썸)
 
위믹스는 지난 16일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 코인원에 재상장됐습니다. 이날 코인원에서 위믹스 가격은 오후 11시 기준 최고 3000원까지 올랐습니다. 거래량은 417만3319위믹스, 거래대금은 무려 106억7616만4266원입니다. 
 
코인원 측은 위믹스 재상장을 결정한 이유로 거래지원시 발생했던 유통량 위반, 정보 제공 및 신뢰 훼손 등의 문제가 해소됐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날 닥사 측에서는 사전에 상장에 대한 정보 교류가 없었다며 당황한 기색을 보였습니다. 사실상 상장 소식을 공지를 통해 당일에 알게 됐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는 코인원의 이번 위믹스 재상장 결정이 닥사 소속 원화거래소들과 협의가 전혀 없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그간 코인 상장과 상폐에 대해 공동대응을 해오며 영향력을 보여왔던 닥사의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생기고 있습니다. 코인원 상장에 대해 두나무(업비트) 관계자는 "거래지원의 최종 결정은 각 거래소에서 최종 판단한다"고 답했습니다.
 
닥사는 지난해 5월 루나 폭락 사태를 계기로 지난해 6월경 국회와 정부 정책간담회에서 루나 사태 재발을 막을 자율규제 방안을 요구하면서 설립된 협의체로 지난해 10월 상장 관련 공통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시행해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위믹스 상장폐지 조치를 내리면서 밀실심사, 담합 논란이 일었습니다. 상폐에 대한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상태로 의사결정을 진행해 투자자 피해를 키웠다는 겁니다. 페이코인과 관련해서도 거래 유의종목 연장을 이례적으로 두달이나 부여해 형평성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5대 암호화폐 원화 거래소 대표인 이석우 업비트 대표, 이재원 빗썸 대표, 오세진 코빗 대표, 강명구 코인원 부대표, 박준상 고팍스 CBO(오른쪽부터)가 지난해 6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상자산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투자자 보호대책 긴급점검 당정간담회에서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상장폐지 공동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닥사는 올해 초 열린 '디지털자산 자율규제 정책 심포지엄'에서 공통 요건 마련을 위해 가상자산 유형별 위험성 지표를 발굴하는 등 향후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한달이 지나도록 윤곽이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닥사에 대해 투명성 결여를 문제삼으며 더 이상 신뢰성을 부여하기 어려워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박수용 한국블록체인학회장(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은 "상장폐지를 하지 않은 해외 거래소는 가격이 일정하게 잘 유지, 상승되고 있는 반면 국내는 상폐 결정으로 100원대까지 급락하는 등 시장의 혼란이 커졌다. 사실상 인위적으로 폭락시킨 것과 다름없다"면서 "투명한 기준이 부재한 상태에서 독점적 권한을 행사해 폐해가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박 학회장은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독점 체제로 가는 것은 블록체인 정신에도 위배된다"면서 "시장의 건전성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현 닥사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함께 최근 한국블록체인학회에서 투명하고 건전한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자 코인 평가 모델을 만들고 있다는 근황도 전했습니다.
 
윤석빈 서강대 정보통신 대학원 특임교수는 "상폐까진 같이 했지만 상장은 거래소 자율로 하다보니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 같다"면서 "그러나 경기를 하는데 선수를 하면서 심판을 보면 안된다. 규칙이 없고 단기적인 조치를 하다보니 이런 민낯이 드러나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교수는 정부 등 권위있는 제 3의 기관이 나서 공정한 룰을 만드는 심판의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금융당국에서는 거래소의 자율적인 결정이라며 관망하는 모습입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개별종목에 대한 상장 또는 상장폐지는 거래소 자체 판단 기준 사항이라서 우리가 개입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상장을 할 때는 공익 실현,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잘 살펴서 판단해야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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