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윤핵관 물갈이' 선언한 천하람 "나경원 연판장에 서명한 50명도 엄격 심사"

여당 당권주자 릴레이 인터뷰-2

입력 : 2023-02-17 오후 5:12:57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퇴진 도우미’를 자처하며 출마했습니다. 정치 신인의 패기만은 아닙니다. 대구 출신으로 전남 순천에서 정치하며 중도층 민심에 누구보다 민감하게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17일 서울 마포구 <뉴스토마토> 본사에서 만난 천 후보는 윤핵관은 물론 ‘나경원 연판장’에 이름을 올린 초선 의원 50명도 내년 총선에서 공천 개혁 대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천 후보는 윤 대통령의 통합 의지를 믿는다며 윤 대통령에게 “여당 정치인들을 포용해달라”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입니다.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17일 서울 마포구 <뉴스토마토> 본사 에서 차기 총선에서 '질서있는 윤핵관 퇴진'을 강조했습니다.(사진=뉴스토마토)
 
"천하용인, '이준석 명령' 따르지 않는다"
 
-정치는 명분입니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는 2024년 총선을 이끄는 총사령관인데요. 공천 개혁부터 새로운 보수 재건까지 중책을 맡을 수밖에 없습니다. 왜 '천하람'이어야 합니까. 
 
응용문제를 풀기 전에 기본문제부터 풀어야 합니다. 선배 정치인들이 전당대회 당선 욕심에 권력 앞에 줄 세우고, 하나의 계파만을 용납하고 있습니다. 이러면 당은 망합니다. 저라도 나서서 멱살 잡고 '하드캐리(뛰어난 플레이어가 팀을 승리로 이끄는 일)하겠다'는 심정입니다.
 
-정치에서 계파는 '불가근불가원'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윤핵관 주도의 계파정치가 문제입니까, 계파정치 자체가 문제입니까.
 
계파는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나쁜 계파와 좋은 정파를 분리해야 합니다. 나쁜 계파는 수장의 지시가 떨어지면 무조건 따릅니다. 윤핵관의 압력 때문에 초선 의원들이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한 연판장을 쓰지 않았습니까. 일부 의원들은 제게 후회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저희는 철학과 가치를 공유하는 정파입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지시한다고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이 따르지 않습니다. 서열 관계가 붕괴된 수평적 정치 집단입니다. 
 
"개혁공천 통해 윤핵관 질서있는 퇴진 이끌 것"
 
-천하람호가 출범하면 공천개혁 대상은 누구입니까.
 
윤핵관 핵심은 다 쳐내고 싶습니다. 연판장에 이름을 올린 분들도 엄격하게 심사해야 합니다. 다만 개혁에도 적절한 명분과 절차가 있어야 합니다. 이준석, 유승민, 나경원, 안철수의 경우처럼 억지로 몰아내면 오히려 역풍을 받습니다. 전국 단위 평가를 기준으로 삼겠습니다. 지역 기반만 튼튼한 윤핵관들이 전국 단위에서도 당에 도움 되는지 당원과 국민에게 물어야 합니다. 윤핵관의 질서 있는 퇴진을 만들어내겠습니다.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17일 서울 마포구 <뉴스토마토> 에서 차기 총선에서 '질서있는 윤핵관 퇴진'을 강조했습니다.(사진=뉴스토마토)
 
-차기 총선의 최대 격전지는 수도권입니다. 천하람만의 승리 전략은 무엇입니까.
 
승리 방정식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민심을 무서워해야 합니다. 민심에 가장 민감한 곳은 당의 열세 지역입니다. 호남에서 뛰는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항상 저녁 뉴스를 벌벌 떨며 봅니다. 중앙에서 악재가 터졌을 때 수도권에서 100점이 깎인다면 호남에선 300점이 깎입니다. 골프든, 정치든 머리 들면 망하는 겁니다. 둘째는 자기 희생입니다. 국민이 꼴보기 싫은 사람이라면 권력자와 가까워도 쳐내야 합니다. 민주당은 김종인 체제에서 이해찬과 정청래를 쳐내면서 승리했습니다. 윤핵관이라도 국민 눈높이에 안 맞다면 퇴진시키는 희생으로 수도권은 물론 충청과 호남에서도 승리할 수 있습니다.
 
-중도층을 움직일 천하람호의 핵심 공약은 무엇입니까.
 
정당이 파는 1호 상품은 사람이고, 그다음이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육성하는 당대표가 되고 싶습니다. 당내 훈련된 상비군이지만 정치 신인인 보좌진, 당직자, 지방의원을 적극 등용할 겁니다. 공천에 넣을 사람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천하람표 공천 개혁의 핵심입니다.
 
-전략공천을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들립니다.
 
대체로 시스템 공천을 할 것이지만 전략공천 가능성을 배제한 건 아닙니다. 대신 최고위원들에게 공관위원 추천권을 나눠주겠습니다. 또 공관위를 세 개로 나눠 공천 삼권분립을 하겠습니다. 일반 공관위는 경선 관리를, 전략 공관위는 전략 공천을, 자격심사위는 컷오프를 담당하도록 하겠습니다.
 
천하람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지난 13일 오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대통령 지지율 높아지면, '명예 당대표' 당에서 요청할 것"
 
-당대표 선출 이후 윤 대통령과 회동을 하게 되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입니까.
 
대통령은 그 누구와도 경쟁관계가 아닙니다. 여당 정치인들을 품 넓게 포용해달라고 하고 싶습니다. 저는 대통령의 국민 통합 의지를 믿습니다. 대구 동성로에서 호남이 잘 돼야 대한민국이 잘 된다고 하신 분입니다.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계승 의식도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정부가 출범하니 야당은커녕 여당 정치인들도 제대로 포용하지 않았습니다. 여당이 통합하고 공존해야 야당과의 협치도 말할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당무개입 논란은 어떻게 보십니까. 천하람호에선 대통령의 명예 당대표는 불가능한 일입니까.
 
대통령 지지율이 높아지면 제가 오히려 명예 당대표를 부탁할 겁니다. 제안은 당에서 먼저 나와야지, 대통령실에서 나와선 안 됩니다. 대통령이 어떻게 당무와 공천에 하나도 개입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다만 무조건적인 낙하산 공천은 안 됩니다. 공정 경쟁은 대환영입니다. 저는 여당 내 야당을 할 생각이 없습니다. 대선 나갈 사람들이나 대통령과 억지로 각을 세웁니다. 총선은 대통령 얼굴로 치른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플러스알파가 되겠습니다.
 
대담=최신형 정치부장, 정리=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강석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