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17일 오픈AI의 챗GPT에 접속해 '오사카에서 일주일 여행을 할텐데 어디를 찾고 무슨 식당에 가야할지' 물었습니다. 오사카성과 도톤보리, 수족관과 맛집에 대한 설명이 순식간에 화면을 채웠습니다. 이런 이점때문에 챗GPT에 대한 여행업계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하지만 당장은 활용 계획이 없고 기술 발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게 업계 반응입니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지만, 당장 여행 서비스에 활용하기엔 이르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오픈AI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고, 챗GPT가 정보탐색 분야에 새로운 시대를 열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기술 접목을 통한 현업 적용에 있어서 정보의 다양성이나 양보다 정확성이 담보돼야 하는 만큼 기술의 고도화와 정교함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나투어도 "챗GPT 활용은 검토 단계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탑승동·제2여객터미널 면세사업권 운영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마감(28일)이 2주가량 남은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이 탑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랑풍선 측도 "지난 2018년도에 도입한 챗봇 서비스 같은 CS상담 목적 기능을 비롯해, 여행객의 다양한 성향과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 활용범위에 대해 기술 검토 중"이라며 "챗GPT서비스는 초기 단계로 고객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상용 기술에 대한 안정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여행사들은 단순 정보 나열이 아닌 여행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참좋은여행이 사내 공모전을 열고 '모든 교통편을 타 보는 일본 전국일주 16일' 같은 아이디어를 모은 일이 대표 사례입니다. 하나투어에선 각 분야 전문가 동행 테마 여행이 인기인데, 올해 유럽과 일본 예술여행, 동남아 인플루언서 동행 등 MZ세대 공략을 강화합니다.
업체들은 팬데믹 이후 '제로 베이스'로 출발선에 섰는데, 사치재인 여행 상품을 예전처럼 나열식으로 판매할 수만은 없다는 위기 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게다가 손님마다 처한 상황과 기호, 여행 관련 사연이 다릅니다. 유용한 정보 제공을 넘어 사람만이 모을 수 있는 '엉뚱한 상상'이 의미 있는 여행 상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참좋은여행 이상필 부장은 "여행사의 상담업무 중에는 정보 전달 및 확인과 취소, 환불 등 단순업무 외에도 일반적이지 않은 고객의 요청사항을 여행 일정에 반영해줄 수 있는지 부분도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부장은 무릎이 불편한 어머니가 가이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새우 알레르기 있는 아이를 위해 해산물 BBQ에서 새우를 빼 줄 수 있는지 등, 담당자가 확인 후 답변해야 하는 요청들을 예로 들었습니다.
사람 실무자만 알 수 있는 '느낌'도 있습니다. 손님들은 "자유시간이 좀···"이라거나 "에이, 오일 맛사지는 별로던데"라는 식으로 말합니다.
이 부장은 "여행사에서 새로운 가치 여행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이같은 고객의 다양한 의견과 요구를 평소에 많이 듣고 그 고민이 깊어져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챗GPT가 여행사 상담업무의 많은 부분을 도와줄 수는 있지만, 결국 사람이 판단하고 고객의 심기를 살펴 서비스해야 하는 부분도 적지 않다"며 "여행 상담 업무에서 챗GPT 기술의 완성은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