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23)찾는이 줄고 장관·CEO도 빠져…힘빠진 개막

국경길 열리며 기술 협업 증가 기대됐지만
관람객 발길 회복 안돼…장관 불참 속 국내 CEO도 일부만 참석
비즈니스 창출 효과 적어질까 우려감 돌아

입력 : 2023-02-27 오후 5:00:00
[바르셀로나=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글로벌 이동통신 산업의 축제인 MWC2023이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했습니다. MWC 행사는 2020년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취소됐고, 이듬해의 경우 대폭 축소돼 온·오프라인으로 7월에 열린 바 있죠. 지난해에야 비로소 예년의 모습을 갖췄지만, 155개국 1500여개 기업이 참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당시 국내 기업도 108개 기업이 참가했는데, 코로나 전인 2019년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이동통신업계는 올해 열리는 MWC에 기대를 걸었습니다. 코로나 이전으로 일상이 돌아왔고, 무엇보다 백신패스의 제재가 없어졌습니다. 국경도 코로나 이전만큼 열렸습니다. 지난달 성황리에 막을 내린 세계 3대 ICT 쇼 중 하나인 CES의 경우 11만명이 운집했습니다.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온 환경과 이웃집 행사의 성공에 MWC 기대감도 덩달아 커졌습니다. 2019년 5G가 상용화된 이후 지난해 10월에는 세계 인구 2위인 인도도 5G 서비스 국가 대열에 합류했고, 지난해 말 기준 전세계 5G 가입건수는 10억건을 돌파하는 등 제반 환경도 달라졌습니다. 올해부터 6G 주파수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됩니다. 오는 11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주최하는 세계전파통신회의(WRC)가 첫걸음이 될 공산이 큽니다. 5G 고도화와 6G 준비를 위해 사업적으로 협업의 역할이 중요해진 만큼 앞서 MWC의 역할론에 대한 기대감이 싹튼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MWC가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하기는 올해도 힘들 것 같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올해 행사에 8만명 이상의 참가자가 참여해 지난해 6만명보다 2만여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는 2019년 11만명에 비하면 적은 수치입니다. 방문객만 놓고 보면 사실 CES도 코로나 이전 수준에는 못 미칩니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CES와 MWC는 성격 자체가 다른 행사로, 미리 등록하면 무료입장도 가능한 CES와 달리 MWC는 참가하는 세션이 늘수록, 비즈니스 미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늘수록 입장료가 올라간다"며 "사업적 이해관계에 따라 찾는 MWC에 방문객이 회복되지 않는다는 건 여기서 창출되는 비즈니스 효과가 적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참관객 발걸음이 쉽사리 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듯, 국내 통신정책의 주무부처와 통신사 수장들도 불참을 결정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주요 인사들이 불참하는 것 자체가 위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고도 말합니다. 국내 통신3사 수장들 중에는 사실상 유영상 SK텔레콤(017670) 대표만 참석합니다. LG유플러스(032640)는 개인정보 유출과 디도스 사태로 황현식 대표가 MWC를 방문하지 않기로 했고, 구현모 KT(030200) 대표는 기조연설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 23일 차기 대표이사 경선에서 사퇴할 것을 밝힌 까닭에 의미가 무색해졌다는 평이 나옵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하기로 했습니다. 정부가 통신업의 과점체제에 칼질을 예고한 가운데 이종호 장관이 행사에 참석하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얘기도 있습니다만, 이동통신 선도국으로서 어젠다를 제시하는 등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쉽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업계에선 이종호 장관이 '네트워크 투자: 디지털혁명의 실현' 세션에 참가해 망이용대가에 대한 한국의 의견을 제시할지 촉각을 곤두세운 바 있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관계자들이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ICT 업계 관계자는 "MWC는 세계 가국의 바이어들을 만나며 수출 물꼬를 틀 수 있는 업계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라며 "이번 MWC를 기점으로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행사로 성장했으면 한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이번 MWC는 '내일의 기술을 실현하는 현재의 속도(Velocity: Tomorrow's technology–today)'를 주제로 열립니다. 주요 의제로는 5G 가속화, 실재감(리얼리티플러스), 개방형 네트워크, 핀테크, 디지털화 등이 다뤄집니다. 
 
바르셀로나=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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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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