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의 여수 석유화학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이 주력 생산하는 화학제품(ABS) 시황이 부진합니다. ABS는 자동차 내외장재와 가전제품 등에 쓰여 산업 경기를 가늠하는 척도가 됩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ABS는 원료인 나프타 대비 스프레드마진(원료와 가격차)이 지난 1월 톤당 1052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월 1585달러에서 큰 폭 감소한 수치입니다. 2021년 1월엔 1618달러였습니다. 중간원료인 스티렌모너머(SM) 대비 스프레드마진은 1월 561달러였습니다. 전년 동월 1216달러에 비해 반토막 난 수준입니다.
ABS 시황은 한때 이례적인 호황으로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3사가 어닝서프라이즈를 거두는 배경이 되기도 했습니다. 세계적인 전기차 판매 확대 및 코로나19 펜트업 수요에 도움받은 덕분입니다.
하지만 현재 펜트업 수요가 완화된 기저효과에다 물가,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까지 겹쳐 시황이 저조합니다. ABS 제조 밸류체인에 속하는 제조사들은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1월 시황이 부진함에 따라 1분기 실적이 하락할 것에 대한 부담도 커졌습니다. 게다가 최근 높은 에너지 가격으로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기요금까지 인상돼 제조사들의 채산성을 더욱 압박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들 3사를 비롯해 한화토탈, 여천NCC 등 국내 화학업체들의 석유화학 기초원료 생산설비인 에틸렌 크래커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납사 대비 에틸렌 스프레드는 1월 151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년동월에는 285달러였습니다. 2021년 1월에는 51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가 이후 소폭 회복되긴 했지만 약세가 지속됩니다.
석유화학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판매물량이 늘어날 것이 기대됐으나 전방산업 수요 감소 영향을 크게 받고 있습니다. 중국 역내 석유화학제품 자급률 상승 문제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자급률이 커지는 주요 제품은 파라자일렌(PX), 고순도테레프탈산(PTA) 등 화학섬유 계열입니다. 이들 제품은 SK, GS,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정유 4사와 롯데케미칼, 한화임팩트 등이 생산합니다.
2월에도 중국 자급률 상승 등 경합 구도가 심화돼 대중국 수출이 감소하고 공급과잉 속 주요 품목 전반의 단가 하락세가 계속됐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들이 채산성을 방어하기 위해 감산과 정기보수 등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쏟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SK종합화학 공장 전경. 사진=뉴시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