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출사표 K팝…록 사운드·내밀한 메시지

2~3세대 아이돌 그룹 출신, 잇따라 솔로 음반
군 입대 등 공백기 "개성 드러내는 데 집중"
공연 활동 때 "MR로 라이브 소화는 아쉬워"

입력 : 2023-03-07 오후 3:22:18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2~3세대 아이돌 그룹 출신의 가수들이 솔로 음반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록 사운드나 기존에는 보여주지 않던 내밀한 이야기를 녹여낸 음악을 시도하면서, 그룹 시절과 차별화된 역량을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는 흐름입니다.
 
지난 6일, 샤이니 온유는 솔로 앨범 ‘Circle’을 냈습니다. 총 10곡으로 구성된 데뷔 15년 만의 첫 정규작. 사랑과 이별, 기대와 실망, 성장과 불안 등을 주제로 순환에 대해 얘기하는 음반입니다.
 
타이틀 곡 ‘O (Circle)’(써클)의 가사 중 ‘파도 위에 우린 함께 흘러가고’는 팬데믹 이후 건강과 행복, 치유와 회복에 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큰 지금 시대에 어울립니다.
 
타이틀곡 외에도 전체적으로 기존 샤이니 음반보다 색다른 시도의 사운드들이 전면에 부각됩니다. 몽환적인 신디사이저가 특징인 R&B 곡부터 미디엄 템포 팝, 발라드 등을 아우르며 장르 외연의 확장을 시도했습니다.
 
온유는 특히 타이틀 곡에 대해 "고대 시대 어울릴 법한 웅장하면서도 몽환적인 이미지를 표현하려고 했다. 빛이 잘 안드는 곳, 작은 틈 사이로 한 줄기 희망이 보이듯 햇빛이 얼굴을 타고 떨어지는 느낌을 상상하며 노래했다"고 합니다.
 
온유 첫 정규 앨범 'Circle' 티저 이미지. 사진=SM엔터테인먼트
 
‘쏘리쏘리’ 등 댄스 히트곡으로 인기를 끈 슈퍼주니어의 메인 보컬 예성은 데뷔 7년 만에 첫 솔로 음반을 냈습니다. 올해 초 10곡을 눌러 담은 첫 정규 음반 'Sensory Flows'에 이어 지난달 말 3곡을 추가한 'Floral Sense'를 냈습니다. 팝록부터 재즈팝 등 아이돌로서는 이례적으로 연주가 중심이 되는 곡들이 눈에 띕니다. ‘감각의 흐름’이라는 제목을 붙여 비틀스, 롤링스톤스 등 옛 밴드들을 즐겨듣던 자신의 취향 그대로를 담았습니다. 
 
‘쏘리쏘리’ 등 댄스 히트곡으로 인기를 끈 슈퍼주니어의 메인 보컬 예성은 데뷔 7년 만에 첫 솔로 음반을 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Label SJ
 
걸그룹 여자친구 출신 유주도 7일 두번째 미니앨범 'O'를 냈습니다. 여행 같은 삶, 그 안에서 돌고 도는 다양한 감정을 테마로, 전곡 작사에 참여했습니다. 방탄소년단(BTS) 제이홉은 최근 세계적인 래퍼 제이콜과 협업 음원을 시도했습니다.
 
아이돌 출신들이 솔로로 나설 때, 기존 시도하지 않던 록 사운드나 작가로서의 역량을 드러내는데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룹 여자친구 출신의 유주. 사진=커넥트 엔터테인먼트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군 문제로 인한 공백기 문제 등의 문제로 아이돌들이 그룹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기 힘든 문제가 솔로로서의 역량집중과 색다른 시도로 이어진다"며 "그룹 지향보다는 아티스트 개인의 성향이나, 음색, 이미지 콘셉트가 정해져서 더해지면서 개성을 드러내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본다"고 짚었습니다.
 
최근 솔로로서 역량을 드러내려는 아이돌 출신의 보컬과 K팝 작곡가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도 나옵니다. 그간 싱어송라이터 오왠, 달리 등의 앨범을 제작한 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디 에디션(D_Edition)#시리즈'를 내놨습니다. 작곡가 어깨깡패와 여성 보컬들을 연결시키는 음원 프로젝트. 3월 안에 아이돌 그룹 출신 구구단의 해빈과 신연서(구구단 출신 전 활동명은 하나)의 협업 음원이 나옵니다.
 
최근 세계적인 래퍼 제이콜과 협업 음원 'On the street'을 낸 그룹 방탄소년단(BTS) 제이홉. 사진=빅히트뮤직
 
구자영 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해빈 씨가 백예린을 롤 모델로 삼고 싱어송라이터와 밴드 사운드에 관심을 많이 보인 점이 돋보였다"며 "해체된 아이돌 그룹 멤버들 중에도 연기자로 전향하지 않은 이들 중에는 원석 같은 역량을 지닌 이들이 있다. 좋은 곡을 써내는 프로듀서진들을 붙이면, 가사와 멜로디, 보컬이 생각지 못한 화학작용을 일으킬 때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음반 제작 이후 공연 등의 활동까지 솔로로서 역량이 부각되느냐는 지켜볼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K팝 아이돌 팬들의 관점에서는 물론 다르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앨범의) 음악이 밴드 사운드인데, 실제 공연장을 가보면 라이브 세션을 꾸리기보다는 MR로 진행하는 부분이 아쉽게 느껴졌다. 조금 더 과감하게 가봐도 음반의 흐름과 연결되고 더 멋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짚었습니다.
 
3월 3~5일 3일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샤이니 온유의 콘서트 ‘ONEW 1st CONCERT ‘O-NEW-NOTE’’(온유 1st 콘서트 ‘오-뉴-노트’). 사진=SM엔터테인먼트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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