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 뒤처지면 끝' 서둘러 예고편 낸 기업들

웅진씽크빅 간담회 직전 경쟁사 잇따라 발표
실시간 대답 오류 방지 숙제···연구비 상승세

입력 : 2023-03-16 오후 3:29:15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이번주는 '에듀테크 선전포고' 기간이었습니다. 태블릿으로 카세트 테이프와 스티커 세상을 끝낸 교육업체들은 이제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16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전날 웅진씽크빅 '더 넥스트 에듀테크-생성형 AI를 더하다' 기자 간담회를 앞두고 경쟁사들이 생성형 AI 서비스를 잇따라 예고하며 견제에 나섰습니다.
 
이윤석 아이스크림에듀 대표는 웅진씽크빅 행사 이틀 전인 13일 한 매체와 인터뷰해 자체 개발 중인 '에듀GPT'를 소개했습니다. 기사는 웅진씽크빅 간담회 전날 아침 나왔습니다. 교사 업무 보조와 학생 튜터 기능, 문해력 향상 콘텐츠 등을 개발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문해력 콘텐츠는 학습자가 특정 주제에 대한 문장을 먼저 입력하면 AI가 뒤에 연결될 문장을 만들어, 적절한 문장에 대한 고민을 돕습니다. AI가 만든 문장을 평가하거나 수정하는 경험으로 비판적 관점도 키워줄 방침입니다.
 
이재진 웅진씽크빅 대표가 15일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생성형AI로 준비중인 메타버스 세계 여행 영어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웅진씽크빅)
 
같은 날 오후에는 교원에서 기존 AI 학습지 아이캔두 '실사형 Ai 튜터'에 챗GPT를 적용한다고 예고하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기존 실사형 Ai 튜터는 교원 자체 데이터베이스(DB)로 학생 질문에 실시간 답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챗GPT를 넣어 지식 범위와 답변 품질을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웅진씽크빅 행사가 지난주 예고된 상황에서 이 같은 발표가 이어지자, 일각에서 경쟁사들이 웅진씽크빅 행사 '김 빼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교육업계 관계자는 "새학기라 교육 기업들이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며 "웅진씽크빅 간담회를 노렸다기 보다는 챗GPT 도입 공개 시기가 겹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교육업계가 출시 시점이 임박하지 않은 상황에서 연달아 생성형 AI 도입을 발표했다는 점입니다. 해결할 과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생성형 AI의 맹점은 틀린 답을 정답처럼 말하는 '할루시네이션'입니다. 최근 챗GPT 4가 오류를 줄였다고 하지만, 실시간 대화로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 서비스에선 한 번의 할루시네이션도 치명적입니다.
 
웅진씽크빅은 자체 개발 대신 챗GPT와 네이버 클로바 엑스 등 국내외 출시되는 생성형 AI를 자사 플랫폼에 넣을 계획입니다. 이재진 웅진씽크빅 대표는 전날 간담회에서 "할루시네이션을 방지해야 되기 때문에 검증하는 시간 소요가 얼마나 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교원도 이 문제를 깊이 살피면서 챗GPT 도입 검증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교원 관계자는 "검증 과정을 통해 결과에 대한 신뢰성과 학습 효용성, 교원 내부 데이터와 결합해 가치를 높이는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며 "지금도 학습 관련 질문에 한 가지 답변을 하는 게 아니라 관련 지식과 학습 자료, 영상을 포함해 제공해 지식을 확장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서비스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런 부분을 챗GPT가 보강할 수 있을 지를 따져보고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타당성 검증(PoC)을 진행 중"이라며 "선제적인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소비자 관점에서 만족 가능한 품질 수준을 확보하는 것을 우선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교원 아이캔두 '실사형 Ai튜터' 이미지. (사진=교원)
 
교육업체들은 연구개발비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습니다. 웅진씽크빅 연구개발비는 2020년 236억1300만원에서 2021년 330억3400만원으로 뛰었습니다. 2022년 3분기 누적액은 311억6600만원으로 전년도 예산에 가깝습니다. 
 
웅진씽크빅은 전날 간담회에서 에듀테크 연구개발 투자액만 300억원이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스마트 독서브랜드 '웅진북클럽'을 준비하던 2014년부터 현재까지 에듀테크 개발 분야 비용과 인력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며 "총 직원 약 500명 가운데 260명 정도가 IT 관련 직원이고 프리랜서도 같이 일하는데, 실질적으로 같이 일하는 분은 600명 이상"이라고 말했습니다.
 
교원은 2020년 총 투자 규모가 664억원이었는데, 올해 1298억원으로 두 배로 뛰었습니다. 에듀테크 분야 연구개발 투자 규모도 같은 기간 25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올랐습니다.
 
아이스크림에듀 연구개발비는 2020년 141억6100만원에서 157억2200만원으로 늘었습니다. 2022년 3분기 누적 111억800만원을 썼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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