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컴온 해리, 너에게 좋은 밤이라고 말해주고 싶어(Come on, Harry, we wanna say goodnight to you)" (곡 'As it was' 도입부)
현존 '세계 최고 팝스타'로 평가받는 해리 스타일스가 특유의 형광빛 음악들로 서울의 밤을 물들일 준비 중입니다. 오는 20일, 1만 5000여석 규모 서울 잠실 KSPO돔(옛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첫 단독 내한 공연을 준비 중입니다. 올해 국내 대중음악 공연 시장에선 상반기 ‘빅 이벤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꼽히는 무대입니다.
해리 스타일스는 2010년대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보이 그룹 ‘원 디렉션’의 멤버입니다. 당시 팝록에 가까운 스타일을 표방하던 그룹의 음악 장르에 허스키한 해리의 보컬톤을 잘 묻혀내 전 세계 곳곳에서 팬덤을 이뤘습니다. 방탄소년단(BTS)에 앞선 글로벌 팝 보이그룹의 세대가 바로 원디렉션입니다.
다만, 스타일스는 아이돌 그룹의 전형적인 틀에만 갇혀 있지 않았습니다. 2016년 원 디렉션이 무기한 활동 중단을 결정한 뒤 이듬해 글램 록 영향을 받은 소프트 록 발라드 스타일을 앞세워 완벽히 변신했습니다.
현존 '세계 최고 팝스타'로 평가받는 해리 스타일스가 특유의 형광빛 음악들로 서울의 밤을 물들일 준비 중이다. 사진=소니뮤직
첫 솔로 앨범 'Harry Styles'을 비롯해 2집 ‘Fine Line(2019)’, 3집 ‘Harry's House(2022)’까지 세계 양대 음악시장인 미국과 영국에서 완전히 홀로서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트렌디한 전자음악을 중용하거나 댄스 팝, 팝록까지 나아가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활동 당시 부모님이 즐겨듣던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스, 롤링스톤즈, 퀸, 데이비드 보위 등 60~70년대 팝, 록 뮤지션들의 영향을 받았다고 줄곧 얘기해왔습니다.
김도헌 대중음악 평론가는 "해리 스타일스는 교내 록 밴드로 출발해 원 디렉션 시절에도 1960-70년대 록 음악에 대한 애정을 계속 드러냈던 멤버"라며 "보이밴드 출신으로 성공적인 솔로 가수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21세기 사례라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이어 "1집에서 글램 록, 록발라드로 출발해 2집은 사이키델릭하고 펑키한 팝, 지난해 Harry’s House 앨범은 1980년대 프린스, 피터 가브리엘 등 뉴웨이브 시기의 팝 아티스트들을 오마주하는 등 팝의 역사를 훑었다. 솔로 커리어로 전사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들려주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세계 음악계 에베레스트로 통하는 올해 '그래미어워드'에서는 본상(제너럴 필드) 중에서도 최고 영예로 꼽히는 ‘올해의 앨범’을 비롯해 '베스트 팝 보컬 앨범', '엔지니어드 앨범-비 클래식 부문' 등 총 6관왕에 오른 해리 스타일스. 사진=뉴시스·AP
세계 음악계 에베레스트로 통하는 올해 '그래미어워드'에서는 본상(제너럴 필드) 중에서도 최고 영예로 꼽히는 ‘올해의 앨범’을 비롯해 '베스트 팝 보컬 앨범', '엔지니어드 앨범-비 클래식 부문' 등 총 6관왕에 올랐습니다. 브릿어워즈에서도 ‘올해의 노래’를 비롯해 4개 상을 휩쓸었습니다.
이대화 대중음악 평론가는 "원디렉션 때도 정점에 올랐고 아이돌로서 주목을 받았다면, 그 다음 커리어로 아이돌이 아니라 아티스트로서 승부수를 띄운 것 같다"며 "양쪽 모두에 재능이 입증됐다는 게 요즘의 인기 요인"이라고 봤습니다.
해리 스타일스의 팬층은 세대, 인종을 막론하고 다양합니다. 그래미 시상 땐 소셜미디어(SNS) 상에서 유명해진 할머니 팬을 무대로 올려 함께 주먹을 맞부딪히는 장면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국내에서도 3집 발표 당시 팝업스토어가 열려 MZ 세대로 성황을 이뤘습니다. 데이비드 보위를 연상시키는 젠더리스 패션은 상징과 같습니다. 패션계까지 연일 들썩이며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우리 시대 가장 뜨거운 팝스타’ 공연을 본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대화 평론가는 "그래미 '올해의 앨범'까지 수상한 현 세계 팝 음악계 정점에 있는 음악가의 무대를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다는 게 포인트"라며 "어느 때보다도 동시대성이 높은 공연이 될 것"이라 봤습니다. 김도헌 평론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빌리 아일리시 다음으로 한국을 찾는 빅네임 아티스트"라며 "2022년 한 해 상업적, 비평적 성과를 모두 거둔 아티스트의 공연이자 화려한 무대 의상과 재치있는 퍼포먼스도 기대 포인트가 될 것"이라 전했습니다.
세계 음악계 에베레스트로 통하는 올해 '그래미어워드'에서는 본상(제너럴 필드) 중 에서도 최고 영예로 꼽히는 ‘올해의 앨범’을 비롯해 '베스트 팝 보컬 앨범', '엔지니어드 앨범-비 클래식 부문' 등 총 6관왕에 오른 해리 스타일스. 사진=뉴시스·AP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