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롯데 탈락…요동치는 업계 판도

호텔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각각 복수사업자로 선정
롯데면세점 "수익성 및 면세산업 전망 고려해 사업권 입찰"
업계 "내년에 실적 반영돼 면세점 업계 순위에 변동 있을 것"

입력 : 2023-03-2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인천국제공항 면세 사업자 입찰에서 롯데면세점이 탈락하면서 향후 업계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21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향수·화장품·주류·담배를 판매하는 DF1·2구역과 패션·부티크를 취급하는 DF3·4구역에 호텔신라와 신세계면세점이 부티크만 다루는 DF5엔 호텔신라·신세계면세점·현대백화점면세점이 각각 복수사업자로 선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1차 경합 결과, CDFG와 롯데면세점이 탈락했습니다. 사실상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가져가게 되면서 면세업계 판도가 바뀔 것으로 예측됩니다.
 
(사진=신라면세점)
 
국내 면세점업계 1위 롯데면세점이 입찰에서 한 구역도 획득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은 향후 10년 간 운영권이 달렸던 입찰이었습니다.
 
국내 면세점 업계 순위는 롯데, 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순입니다. 롯데면세점의 2021년 매출은 3조7200억원, 신라면세점은 3조3400억원, 신세계면세점은 2조7000억원, 현대백화점면세점은 1조6000억원입니다.
 
명동본점 외관. (사진=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수익성 및 면세산업 전망을 고려해 사업권 입찰에 임했다"라며 "앞으로 시내점 및 온라인 마케팅 강화에 주력하고 내실 경영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선 롯데면세점이 이번 입찰에 보수적으로 접근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롯데 측에선 타사 면세점이 입찰 금액을 높게 산정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한 개 사업자가 너무 무리하게 입찰가를 써서 나머지 사업자들 대비 많이 썼으면 (입찰가를) 무리하게 쓴 것이라고 볼 수 있다"라며 "다만 지금은 두 개 사업자가 큰 차이가 없고 한 개 사업자가 너무 낮게 썼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대비 2019년 인천공항의 이용객수는 3500만명이었습니다. 현재 임대료는 각 업체들이 객단가X이용자수로 금액이 형성됩니다. 2019년 당시 국내 면세 사업자들의 임대료는 약 9800억원 정도였습니다. 1조원이 조금 안 되는 금액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최고가를 써낸 1등 사업자들만 5개 구역을 더해서 이용객 수 3500만명을 곱하면 7700억원 정도 산출됩니다. 즉 코로나19 이전보다 20% 정도 낮은 금액에 해당합니다. 이 때문에 롯데 측에서 타사 면세업자들이 높게 입찰가를 썼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일각에선 롯데그룹이 면세점 사업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케미칼 등을 포함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라며 "이 때문에 유통 사업에 힘을 빼고 신사업 부문에 힘을 주는 과정인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롯데가 이번 면세 사업자 입찰에서 탈락하면서 국내 면세점 업계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단 주장도 제기됩니다. 이에 대해 면세점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7월부터 영업이 시작되기 때문에 올해 실적보단 내년에 실적이 반영돼 면세점 업계 순위에 변동이 있을 것 같다"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롯데그룹에서 유통 사업을 축소한다는 얘기는 아니다"라며 "인천공항 매출도 전체 매출 대비해서 10%가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저희가 사업을 축소했으면 추가 오픈도 없었을텐데 올해 해외 오픈 계획도 줄줄이 있고 그래서 최근 제주공항 입찰도 성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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