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뺏길라…애플페이 단말기 고심하는 자영업자

대형 프랜차이즈 위주 도입…개인카페 자영업자 도입 고민
평균 20만원 추가 비용 들어…현대카드만 사용 가능
직장인·청년층 많은 상권서 사용 욕구 커

입력 : 2023-03-22 오후 2:39:20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애플페이가 지난 21일부터 국내에서 본격 서비스되면서 자영업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애플페이 결제를 하려면 추가 비용을 들여 단말기를 구매해야 하는데 대다수 매장에서는 아직 단말기를 들여놓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당장 애플페이 사용 가능 여부를 묻는 손님들이 생겨나면서 자영업자들은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매장으로 손님을 빼앗길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애플페이 국내 출시 전 자영업자들은 국내 아이폰 사용자가 적고, 애플페이의 경우 현대카드만 사용가능하다는 제약 때문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가게 매출에서 현대카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높지 않아 애플페이 사용자가 극히 적을 것으로 보고 애플페이 단말기 추가 구입을 주저했습니다. 애플페이 단말기 추가 구입비용은 13만~30만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뜩이나 경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매출이 적은 매장의 경우 수십만원의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소수의 고객 요구를 맞추기는 힘들다고 판단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애플페이 국내 서비스 출시 첫날 애플페이 현대카드 등록 건수는 100만건을 넘어섰습니다. 애플 측에서는 역대 최고 기록이라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제니퍼 베일리 애플 애플페이·애플월렛 담당 부사장은 국내 사용자의 열띤 반응을 지켜보면서 국내 다른 카드사와의 협업 의지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대 이상의 반응이 나오자 청년층이 많이 찾는 외식업, 카페업종 자영업자들은 고심에 빠졌습니다. 현재 카페 업종의 경우 가장 많은 애플페이 사용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투썸플레이스, 이디야커피, 할리스, 커피빈 등 프랜차이즈 위주로 애플페이를 공식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22일 서울시 관악구의 한 커피전문점 키오스크에서 애플페이 결제를 선택할 수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22일 서울 관악구에 있는 커피전문점을 취재한 결과 애플페이 사용 가능 매장에는 키오스크 결제 페이지에 이미 애플페이가 표출돼 쉽게 결제하도록 돼 있었습니다. 포스기를 사용하는 경우 애플페이 스티커가 따로 부착돼 있었습니다. KFC, 공차, 이디야커피, 투썸플레이스 등에서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했고 빽다방에서는 아직 결제 도입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할리스의 경우 재정비 이후 오는 27일부터 애플페이 결제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프랜차이즈 업종이 아닌 개인 카페 자영업자들은 애플페이 단말기를 언제 도입하면 좋을지 지켜보는 분위기입니다. 자영업자 최대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을 살펴보면 동네마다 분위기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이미 애플페이 단말기를 준비했으나 아무도 물어보지 않은 곳이 있는가 하면, 단말기를 준비하지 않았는데 회사가 많은 상권에 위치한 카페의 경우 애플페이가 되느냐는 질문을 너무 많이 받아 애플페이 결제가 안 된다는 공고문을 붙일 정도였습니다.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자영업자들도 애플페이를 쓰기 위해 손님들이 프랜차이즈를 선호하게 될까 걱정하는 모습입니다. 자영업자들은 청년층이 많은 상권의 경우 결국 도입이 불가피할 것이라 보면서도 20만원에 달하는 단말기 금액을 자영업자가 직접 내야하기 때문에 부담된다는 반응입니다.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은 카드사 확대 등 추이를 좀 더 지켜볼 예정입니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카페 사장님들이 협동조합에 문의를 많이 주시는데 점주가 별도로 NFC 결제 단말기를 추가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난감한 상황"이라며 "현대카드만 사용이 된다는 점도 발목을 잡아 개인 카페 점주들은 아직 도입을 하지 않았다.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협동조합은 이후 애플페이 사용률이 높다고 판단되면 단말기 제조사와 협업해 공동구매 형태로 가격을 낮춰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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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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