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취임…관치 뚫고 하이킥

국민연금 공개 반대 불구 주주들 적극 지지

입력 : 2023-03-23 오후 5:37:55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주주들의 지지에 힘입어 정식 취임했습니다. 주주들은 대내외 여건에도 진 회장에 대한 적극적 지지 의사를 밝히며 진 회장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055550))는 23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진옥동 회장을 선임하는 안건을 결의했습니다. 진 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선임 안건이 통과됨에 따라 2026년 3월까지 3년간 회장직을 맡게 됩니다.
 
앞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진 회장이 신한은행장 시절인 2021년 4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주의적 경고' 징계를 받은 점 등을 들어 주총에서 반대표 행사 방침을 밝혔습니다.
 
금융권에서는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진 내정자 선임 안건이 주총을 통과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그동안 다수를 구성하고 있는 외국인 주주들의 표심이 더 크게 작용해왔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를 따르는 경향이 큰데 신한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60%가 넘습니다.
 
실제로 지분 60% 이상을 들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끼치는 ISS가 진 회장 선임 안건에 찬성을 권유하면서 외국인 주주들 상당수가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ISS는 "진 후보자는 신한금융의 리스크 관리를 개선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고, 라임자산운용 사건과 관련된 고객 보상,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고위험 상품 판매 관련 직원의 핵심성과지표(KPI) 개편 등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주주들은 국민연금 반대 등 대내외 여건에도 변함없이 신한금융지주와 진 회장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날 한 신한금융 주주는 "진 후보자는 4년간 신한은행을 이끌며 고객중심의 선도은행으로 굳건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진 회장의 선임 안건을 찬성했습니다.
 
특히 신한금융의 실질적인 최대 주주인 재일교포 주주들도 진 회장을 지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습니다. 진 내정자는 일본 오사카지점과 일본 현지법인 SBJ은행 등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그룹 내 '일본통'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신한금융 회장추천위원회도 이러한 경험과 전문성이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지난 4년간 신한은행장으로 근무하며 리딩뱅크로서 지위를 공고히 하고 지속적인 성과창출 기반을 마련해 온 점,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달성하는 경영능력과 더불어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도 탁월한 위기관리 역량을 보여주었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진 회장은 이날 정기 주총에서 회장 선임 안건 통과 후 인사말을 통해 "신한금융 신임 회장으로 주주와 고객 기대에 부응하고 신한 성장 이끌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 느낀다"며 "신한과 함께하는 모두의 행복을 위해 주어진 사명을 혼신의 힘 다해 받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임 회장으로써 조용병 전 회장의 경영 방향을 잘 이어받아 더 큰 신한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용병 전 회장도 "오늘 선임된 진옥동 신임 회장은 지난 3년간 신한은행장 역할을 잘 해왔다"며 "앞으로도 아낌없는 성원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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