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국민연금 개혁 없이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 지난 4차 재정계산 때보다 1년 더 앞당겨진 2041년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계됐습니다. 저출산·고령화 심화와 경기 둔화 영향에 따라 기금소진 시점은 2년 앞당겨지는 등 2055년 바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31일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가 공개한 '국민연금 재정추계(제5차 재정계산) 결과'에 따르면 현행 국민연금 제도를 유지할 경우 적립기금은 2040년까지 증가하는 등 최대 1755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문제는 2041년부터 수지 적자가 발생해 2055년 기금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지난 2018년인 4차 때와 비교해 수지 적자 시점은 1년, 기금소진 시점은 2년 앞당겨진 것입니다. 적립기금 최대치 규모도 4차 때의 1778조원에서 다소 줄었습니다.
재정추계는 인구와 경제, 제도 변수 등을 고려해 이뤄진 것인데, 5년 전과 비교해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된 요인입니다. 또 경제성장률 등 거시경제 여건은 더 악화하면서 더 어두워지는 연금 재정 전망이 반영된 것입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급여지출은 2023년 1.7%에서 점차 증가하는 등 70년 후 장기적으론 9%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이는 4차 추계 때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국민연금 개혁 없이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 2041년 적자 발생이 시작돼 2055년 기금이 바닥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위원회는 국민연금 재정안정화를 위해 보험료율 조정만으로 재정목표를 달성할 경우 필요한 보험료율 수준도 제시했습니다.
70년 후 적립배율 1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행 9%인 보험료율을 2025년 17.9%로 인상해야 한다는 계산입니다.
적립배율 2배와 5배 등 다양한 시나리오별 필요 보험료율은 17.9∼23.7%로 4차 재정계산 때보다 1.6∼1.9%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위원회 측은 "기금투자수익률만 0.5%포인트 변화시킬 경우 기금소진이 2년 늦춰 지거나 1년 앞당겨지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수익률이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소진시점은 5년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보험료율 2%포인트 인상과 동일한 효과를 가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1988년 3%에서 시작해 5년마다 3%포인트씩 올랐으나 1998년부터 9%로 25년째 유지되고 있습니다.
전병목 재정추계전문위원장은 “출산율 제고에 의한 인구구조 개선 및 경제상황 개선이 장기적 재정안정화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며, 기금의 역할 강화 역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제5차 재정추계 결과를 바탕으로 10월 말까지 국민연금 운영계획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저출산·고령화 심화와 경기 둔화 영향으로 5년 전 추계보다 기금소진 시점이 2년 앞당겨졌습니다. 사진은 전병목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장. (사진=뉴시스)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