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독점 면책 특권' 제동…디 얼라이언스 HMM 영향은?

하원 의원, 지난달 '해상운송독점금지 집행법' 발의
"법안 마련되면 미주 주력노선 선사 영향 있을 것"
HMM "WSC가 대응"…문제됐던 운임, 현재 정상화

입력 : 2023-04-03 오후 4:44:21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미국 정부와 의회가 글로벌 선사들의 해운동맹을 향해 반독점 면제에 대한 규제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해상선적개혁법안에 서명한 데 이어 최근 미국 하원 의원들을 중심으로 해상운송 독점금지 집행법이 발의되자 세계선주협회(WSC)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에 세계 3대 해운동맹(2M·오션 얼라이언스·디 얼라이언스) 가운데 디 얼라이언스에 속해있는 HMM(011200)에도 법안이 만들어지면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란 의견이 나옵니다.
 
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WSC는 지난주 미국 하원 의원 짐 코스타 등을 중심으로 지난달 발의된 해상운송독점금지 집행법에 반대 목소리를 냈습니다. 현재 글로벌 선사 간 맺고 있는 해운동맹 선박공유계약(VSA)이 오히려 세계 물류 공급망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글로벌 선사들은 미국을 중심으로 VSA 규제가 시작될 경우 오히려 화주들에게 그 피해가 돌아갈 것으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HMM 컨테이너선 모습. (사진=HMM)
 
WSC 사장 겸 CEO 존 버틀러(John Butle)는 해상운송독점금지 집행법에 대해 "VSA는 물류 공급망에 도움이 되고 이 시스템을 제거하면 운송 서비스 경쟁이 악화될 것"이라며 "현재 해운법은 해운업체들이 선박을 공유할 법적인 근거를 제공하고 경쟁시장과 효율적인 서비스를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미국과 글로벌 선사들 간 갈등이 생긴 건 코로나19 시절 나타난 물류난 때문입니다. 2년전 코로나 특수에 따른 글로벌 물동량이 급증하자 수급불균형이 발생했으며 해상운임도 치솟았습니다. 미국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연방해사위원회(FMC)에 따르면 미국 항만에 기항하는 8개 선사들은 지난 2021년 7~9월 동안 22억달러(약 2조6000억원)의 운임을 화주들에게 청구했습니다. 이는 전년대비 50%나 인상된 수준입니다. 미국은 이같이 폭등한 해상운임이 인플레이션을 발생시킨 원인으로 봤습니다. 
 
이에 같은해 7월 바이든 대통령은 FMC에 선사가 화주에게 부과하는 컨테이너 체선료(D&D·Demurrage & Detention)를 단속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M(머스크·MSC) △오션 얼라이언스(CMA CGM·코스코·에버그린·OOCL) △디 얼라이언스(HMM·ONE·하파그로이드·양밍) 등 3대 해운 동맹이 글로벌 선복량의 약 80%를 점하고 있으며, 과거 1996~2011년 30%였던 시장점유율 대비 VSA의 과점화 상태라고 판단했습니다.
 
FMC는 지난해 2월 미국 법무부와 협업으로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발표했고, 같은해 6월 바이든 대통령은 공급망 병목현상 완화를 통한 상품과 인하에 대해 해상선적개혁법안에 서명하기도 했습니다. 이 법안은 FMC가 해운업체와 항구 터미널이 부과하는 연체료 실태를 조사하고, 이들 컨테이너 업체가 화물을 실을 공간이 있음에도 미국 상품 선적을 부당하게 거부하는 행태를 저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상품 가격에 반영되는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해 선사를 압박하겠다는 뜻입니다.
 
지난달 22일 발의된 해상운송독점금지 집행법도 여기에 연장선상입니다. 이 법안은 외국 소유의 해운업체에 대한 반독점 면제 폐지를 골자로 합니다. 이에 미국 상원을 거쳐 법안이 마련될 경우 디얼라이언스 소속 HMM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란 의견이 나옵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법안 자체가 만들어지면 아무래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특히 HMM이 미주노선을 이용하고 있는 데다가 우리나라의 경우 해운시장에 대한 정책은 미국을 따라가는 경향도 있는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SCFI, 900선대로 폭락…논란된 해상운임 정상화   
  
하지만 HMM은 미국 정부와 의회로부터의 해운동맹 규제 작업에 대한 별다른 입장이 없습니다. 아직 발의된 집행법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았고, 해당 문제는 WSC측이 주도해서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아울러 당시 문제의 시작인 코로나19 시절 치솟은 해상운임도 현재 물동량 감소에 따라 정상화됐다고 부연했습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월7일 5109.6포인트(p)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점점 떨어졌습니다. 지난달 31일 SCFI는 전주대비 15.43포인트 오른 923.78p로 집계됐습니다. 고금리, 고물가, 경기침체로 인한 물동량 감소가 겹쳐지면서 계속 우하향한 겁니다. 현재 SCFI는 최고점 대비 81.9% 급락한 수준입니다.
 
Shanghai Containerized Freight Index. (캡처= 상해해운거래소)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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