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쌍특검으로 뒤덮인 대정부질문 첫날

한동훈 "의미있는 진전이든 견해 바뀌면 다시 청구"

입력 : 2023-04-03 오후 6:03:05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진행된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질문에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이강원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민주당이 헌법재판소의 검찰 수사권 축소 관련(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 논쟁을 두고 다시 충돌했습니다. 민주당은 헌재의 결정을 고리로 윤석열정부의 검찰을 압박, 시행령 통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에 한 장관은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을 원상복구할 이유가 없다고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나아가 한 장관은 상황에 따라 재청구할 수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검수완박 고리로 한동훈에 포문
 
한 장관은 3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김회재 민주당 의원이 헌재의 검찰 수사권 축소 관련 결정에 대한 입장을 묻자 “(개인적으로) 문제가 많은 결정이라고 생각하지만 (법무부 장관으로서) 존중하고 그 결정 취지에 맞춰서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헌재는 지난달 23일 법무부와 검찰이 제기한 권한쟁의 청구를 기각한 바 있습니다.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청구인 자격이 없다고 기각했고 검사들의 제기에 대해서는 검찰의 헌법상 권리가 아닌 국회의 입법상 권한이라고 판단, 마찬가지로 기각한 바 있습니다. ‘위장탈당’ 등을 통한 법사위 심사 과정은 위법했지만 법 자체는 유효하다는 결정입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그간 헌재 판결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혀 불복 논란에 휩싸인 바 있는데, 이날도 동일한 입장을 펼친 겁니다.
 
이에 김 의원이 ‘헌재의 결정을 부정하는 것인가’라고 따져 묻자 “어떻게 그렇게 들리냐”며 “상소제도가 없기 때문에 헌재 결정을 부정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 장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미있는 진전이라든가 견해가 바뀌게 되면 다시 청구할 수 있다”며 “헌재를 청구했다는 것 자체만을 가지고 문제삼는 것에 대해서는 법률가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쏘아붙였습니다.  
 
민주당은 헌재의 판단에도 불구, 윤석열정부가 검수원복 시행령을 유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김 의원은 ‘시행령 통치를 계속할 것인가’라고 물었고, 한 장관은 “시행령 통치가 아니라 법의 위임에 따른 적법한 시행령이고 법제처도 문제가 없다고 해서 몇 개월 동안 정상적으로 진행돼 오지 않았냐”며 “그걸 왜 되돌려야 하나”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진행된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질문에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훈 답변 태도에민주당 "포도원 허무는 작은 여우"
 
아울러 한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쌍특검(대장동50억클럽·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해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듯 “특검(특별검사)이라는 것이 어떤 사안을 파헤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어떤 관계없는 다른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식의 맞불 놓기식으로 운용되면 국민들께서 이 제도를 신뢰하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장관의 답변을 듣던 국민의힘 의원 측에서 웃음이 흘러나오기도 했습니다. 
 
또 김 의원이 쌍특검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고 전하자 “그렇게 여론을 말씀하신다면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이 잘못됐다는 것도 50%가 훨씬 넘는다”고 맞받아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한 장관의 답변 태도는 이날도 도마 위에 오르내렸습니다. 한 장관이 질문에 대한 답변보다 맞받아치는 데 치중하자 김 의원은 “한 장관은 포도원을 허무는 작은 여우 같아 보인다”며 “대한민국의 법치, 울타리를 지켜야 할 분이 법치와 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을 교묘한 말로 허물어야 되겠나”라고 탄식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한편, 한 장관의 총선 출마 여부도 거론됐습니다. 전임 법무부 장관인 박범계 의원은 같은 날 오전 언론 인터뷰에서 “(한 장관이)말과 여러 가지 처신을 보면 이미 마음은 콩밭 대신 여의도 밭에 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장관은 즉각 반박했습니다. 한 장관 대정부질문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처세술에 대한 이야기 같다”며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고 할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장윤서·이강원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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