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동진 기자]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10일간 버스를 타고 전국을 돌며 시민들과 만나 특별법 제정을 호소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27일 오전 10시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독립적 진상조사기구 설치 특별법의 국민청원 참여를 호소하는 ‘10.29 진실버스’ 전국 순회를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유가족들 10일간 전국 순회…시민들에 독립적 진상 조사기구 설치 촉구 서명 호소
유가족들은 27일부터 10일간 전국 지역거점에서 거리행진, 기자회견, 시민문화제 등을 통해 시민들을 만나 진상규명의 필요성과 독립적 진상조사기구가 설치되어야 하는 이유 등을 설명하고, 이를 위한 ‘이태원참사진상규명특별법’ 국민동의 청원 서명을 호소할 예정입니다.
유가족협의회가 국회 홈페이지에 24일 등록해 진행 중인 ‘10.29이태원참사진상규명특별법 제정에 관한 청원’은 27일 기준 2만2000명이 동의한 상태입니다. 청원 동의 서명은 청원서 공개 이후 한 달 뒤인 4월 23일까지 진행되며, 기간 내 5만명 청원 동의 달성 시 국회에 접수됩니다.
기자회견중인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 (출처 = 뉴시스)
유가족들은 “누군가는 ‘다 밝혀진 것 아니냐’고 말하지만 우리는 ‘아니다’라고 단호히 말할 수 있다”며 “정부는 수많은 인파가 예측되는 상황에서도 압사 예방이나 안전대책을 수립하지 않았으며, 피해자들이 의지할 수밖에 없는 공적 과정들에 대한 진상이 규명되지 않았다”고 10일간 전국 순례길에 오르게 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최선미씨 “아이의 억울함에 다시 짐 싸…서명 동참이 아이들의 미래 되찾는 방법”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박가영씨의 어머니 최선미 씨는 호소문을 통해 “살아있는 딸과 꽃구경을 가도 모자랄 판에 진실 버스가 웬 말인가 싶어 무너지다가도 아이의 억울함에 다시금 짐을 싸게 됐다”며 “여러분이 서명에 동참하시는 것이 여러분의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는 방법”이라는 말과 함께 시민들에게 청원에 동의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유가족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시민단체들의 응원을 받으며 ‘10.29 이태원참사 진실버스’라고 적힌 보라색 버스에 탑승해 인천으로 향했습니다. 이들은 인천터미널 앞에서 기자회견 및 서명 캠페인을 하고, 구월동 로데오광장에서 시민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서울과 인천 시작으로 전국 순회…4월 5일에 서울광장 분향소로 복귀
유가족협의회는 27일 서울과 인천을 시작으로 청주, 전주, 정읍, 광주, 창원, 부산, 진주, 제주, 대구, 대전, 수원을 방문하고, 순례일정의 마지막 날인 4월 5일에는 서울로 돌아와 참사 현장인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간단한 추모 행사를 가진 후 행진하여 서울광장 분향소로 돌아올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버스에 오르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사진 = 뉴시스)
정동진 기자 com2d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