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방문을 마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을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국회 국방위원회·외통위·운영위·정보위 소속의 민주당 의원들이 17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의 해임을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미국에서 기밀 문건 유출 용의자로 매사추세츠주 방위군 공군 소속 일병이 체포되면서, 미국의 기밀 문건 유출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대한민국에 대한 불법 도청은 명백한 주권 침해이며, 국내로서는 특대형 보안사고"라며 "상호존중·호혜적 관계로 나아가는 한미동맹이 70주년을 맞이하고 12년 만의 국빈 방문을 앞둔 시점에서 이런 사태가 불거져 매우 개탄스럽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은 "미국 기밀 문건 유출 사건 발생 이후 나온 대통령실과 김 차장의 입장이 가관이다. 대통령실은 도·감청 여부에 대한 진상조사나 확인 과정을 충분히 거치지도 않은 채, 미리 도청을 '위조'로 결론 내렸다"며 "굴종적, 저자세 외교로 일관된 윤석열정부답게 미국에 항의할 기회조차 포기했으며, 도·감청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허위 사실이라며 무시했다. 미국에서는 버젓이 기밀유출 범인을 잡아냈는데, 대통령실과 김 차장은 어떤 근거로 유출 문서가 위조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대통령실이 민주당에 '한미 동맹을 흔드는 자해행위이자 국익 침해 행위', '반미 선동', '이적단체' 운운하며 매도한 데 대해서도 사과해야 할 것이다. 김 차장은 '악의적으로 도청한 정황이 없다'는 황당무계한 궤변으로 미국을 두둔했다"며 "도·감청 보안사고에 선의, 악의 운운하며 주권을 침해한 미국을 두둔하는 것을 보며, 왜 항상 자국의 국익은 뒷전인지 의문이 든다"고 한탄했습니다.
그러면서 "중대한 주권 침해를 당하고도 일본이나 미국에는 항의 한번 못하면서 국민의 물음에는 '거짓', '선동'이라며 윽박지르는 윤석열정부가 개탄스럽다. 우리 안보의 핵심인 국가안보실 인사가 도청을 당한 것보다 대통령실의 말 바꾸기와 뻔뻔한 해명이 더욱 절망스럽다"며 "밖에서는 설설 기면서 안으로는 큰소리치는 정부의 행태가 한심하다. 윤석열정부는 기밀 유출에 민감하지 않은 것이냐"고 따졌습니다.
민주당은 "진짜 국익 침해 행위자는 작년 10월 '군사기밀 유출' 유죄 판결을 받은 김 1차장으로 심각한 주권침해를 두고 '선의의 도청', '허위 사실', '자해 행위' 운운하며 책임을 피하고 국익을 뒤로한 김 1차장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며 "국민은 끝없이 되풀이되는 외교 참사와 굴종적 외교를 보며, 과연 이 정부에 안보와 국익을 맡겨도 되는지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우리 국익과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당당한 외교가 필요한 때로 이번 특대형 보안사고에 대한 명확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