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군 정치개입' 김관진 징역 2년6월…김 "재판부 판단 존중"(종합)

임관빈, '뇌물 무죄' 금고 1년6월· 집유 3년· 김태효, '정치관여 무죄' 벌금 1000만원

입력 : 2019-02-21 오후 2:13:36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국군 사이버사령부를 동원해 정치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국가안보실장 시절 저지른 혐의로 다른 재판을 받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관진 전 국방장관이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빠져 나오는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재판장 김태업)21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 등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하고, "항소심도 불구속 상태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함께 기소된 임관빈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금고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에게는 벌금 10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과 임 전 실장의 정치관여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군의 정치적 중립 의무는 불행한 역사적 경험에서 비롯된 반성적 차원에서 19876월 항쟁 후 9차 헌법 개정으로 명문화한 규정으로, 군은 어떤 국가기관보다 정치적 중립이 강하게 유지되고, 피고인들의 행위는 이에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이는 헌법적 가치에 대한 중대한 침해로 국민이 가지는 군에 대한 기대와 믿음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장관의 양형 이유에 대해서는 사이버사를 동원해 실행한 댓글작전은 정치적 의견 공표로 이뤄져 적법한 사이버심리전의 범위를 명백히 벗어났고, 자유민주주의 핵심가치를 훼손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이버사에 대한 수사와 재판 방해는 형사사법 기본이념과 법치주의를 훼손해 용납할 수 없다면서 피고인의 지시로 제대로 수사를 진행하지 못한 국방부 조사본부 소속 부대원들은 심한 내적갈등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군 정치관여나 기관 내부 진실을 은폐하려는 부조리를 막아 건강한 민주주의를 꿰하고, 군에 대한 국민 신뢰의 단초를 위해 엄중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김 전 장관이 사이버사 군무원 증원 채용 시 통상 3급 신원조사가 아닌 1급 신원조사 실시를 지시한 점은 행정내부지침에 불과해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특정지역인 호남 출신 배제 지시 혐의에 대해서는 연제욱 당시 사령관 등의 단독 실행으로 보고 무죄 판결했다. 임 실장에 대해서도 20117월부터 201310월까지 사이버사 사령관들로부터 매달 국정원 정보비 100만원을 총 2800만원 수수한 사실은 뇌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김 전 기획관은 20127월 청와대 기획관을 사임하면서 국정원 생산 대통령기록물 문건 3건과 군사비밀 문건 1건을 각각 유출해 201711월까지 개인 사무실에 보관하는 등 대통령기록물법 위반·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지만, 정치관여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번 양형이 김 전 장관의 인정 혐의에 비해서도 너무 가벼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징역 7년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이날 판결 선고에 앞서 사건 내용 특징 자체가 지난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관계로 정치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김 전 장관은 이 사건 외 국가안보실장 시절 문제까지 포함돼 재판이 진행 중인 걸로 안다면서 그런 복합한 상황을 고려해 결론 외 부수 상황까지 고려해서 처리했다는 점을 이해 바란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판결 직후 기자들에게 재판부 판단을 존중하고, 항소에 대해서는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법원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지난 201111월부터 20136월까지 임 전 실장과, 김 전 기획관, 연제욱 전 사이버사령관 등과 공모해 야당과 야권 정치인을 비난하는 등 정치적 의견이 포함된 온라인 댓글을 약 9000회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장관과 임 전 실장은 이 기간 매일 사이버사로부터 정치관여 내용이 포함된 '대응 작전 결과'를 보고받고, 이를 승인해 작전을 계속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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