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8일(금) 토마토Pick은 최근 20대 여성 근로자가 기계에 끼어 사망하면서 논란의 한 가운데에 서있는 SPC 사태를 되짚어보고 불매운동이 어떤 미래를 가져올지 짚어봤습니다.
SPC 사고 요약 정리
지난 15일 SPC그룹 계열의 경기 평택 소재 에스피엘(SPL) 빵 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소스 배합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성인 남성도 들기 힘든 10~20㎏의 소스통을 혼자 붓다가 무게 중심을 잃고 기계에 빨려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근로자들은 배합기 주변에 안전펜스를 설치했어도 사고를 막을 수 있었고, 2인 1조 근무체계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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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에 대한 비난이 거세진 이유
그런데 바로 다음날인 16일에 SPC는 파리바게뜨의 영국 매장를 오픈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관련기사 뿐만 아니라 사고가 난 배합기 주변을 흰색 천으로 덮은 채 바로 옆에서 빵을 만드는 작업을 이어 갔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자동방호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7대에 대해서만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린 탓에, 중지 명령을 받지 않은 기계 2대를 그대로 가동한 겁니다. 사과보다 홍보가 우선이었고 기계 가동이 먼저였던 셈입니다.
☞관련기사 사태가 악화되자 SPC 측은 사망사건 이틀 뒤인 17일에 허영인 회장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힘을 기울여 다시는 이런 가슴 아픈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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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사과 후 하룻만에 다시 사고 발생
17일에 허영인 회장 명의로 사과문을 냈으나 논란이 진화되지 않고 오히려 불매운동 등으로 여론이 악화된 데에다가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경위 파악을 수차례 지시하자 21일 허영인 회장이 직접 등장해서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사고 방지를 위해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합니다.
☞관련기사 그런데 그날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는 SPL 평택공장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작업 중지 명령을 받자 17일에 소속 직원 10여명을 SPC 계열 대구 공장으로 출장을 보내 20일까지 나흘간 샌드위치와는 관계없는 크로켓 등의 내용물을 만드는 작업을 했다고 폭로합니다.
☞관련기사 그리고 2차 사과 후 이틀 후인 23일에는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샤니 제빵 공장에서 40대 근로자가 기계에 손가락이 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해 재발방지 약속을 무색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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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불처럼 번지는 불매운동
난감한 가맹점주들
SPC의 안전 관리와 늑장 대처에 대한 논란으로 촉발된 불매운동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SNS를 통해 SPC 불매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과 브랜드 목록을 공유하는 상황입니다.
☞관련기사 뿐만 아니라 바코드를 찍으면 SPC 제품을 확인할 수 있는 웹사이트까지 등장했습니다.
☞관련기사 이 때문에 중간에 끼인 SPC 계열 빵집 점주들은 매출이 줄었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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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미운털이 박힌 게 아니다
SPC에 대한 불매운동이 지속되는 것은 20대 노동자의 비극적인 죽음이 촉발하기는 했지만 누적된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SPC는 이미 파리바게뜨 소속 제빵기사들이 노조탄압 중단과 불법파견 중단을 요구하며 단식을 하는 등 처우개선을 요구했지만 이를 철저하게 묵살하고 있었습니다.
☞관련기사 2017년부터 올해까지 SPC그룹에서 발생한 재해자는 총 581명으로 2017년 4명에서 2018년 76명, 2019년 114명, 2020년 125명, 2021년 147명으로 계속 증가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그나마도 노동조합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재해 사고는 모두 은폐되었을 겁니다.
☞관련기사 와중에 SPC는 빵을 만들다 숨진 노동자 빈소에 빵을 보내면서 화난 민심에 기름을 부어버렸습니다.
☞관련기사 SPC는 또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계열사 삼립에 414억원의 이익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검찰이 SPC그룹의 황재복 대표이사를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를 진행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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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 무시하다 쓰러진 남양유업
보통 불매운동은 반짝 하다가 흐지부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기업 이미지가 훼손되어 치명타를 입는 경우도 있는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남양유업입니다. 남양유업은 2013년 1월 대리점에 물건을 강매하는 갑질 사건이 폭로되면서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내리막길을 걷게 됩니다.
☞관련기사 이 사건으로 피해를 입었던 대리점주가 남양유업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지난 9월 26일 법원은 “남양유업은 대리점주에게 1억4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대리점주 갑질 사건 여파로 불매운동에 시달린 남양유업은 결국 경영권을 넘겨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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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가 남양유업처럼 되지 않을려면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거라는 안이한 인식을 하면 안될 겁니다. 소비자들은 ‘착한 기업’을 원합니다. 이윤활동을 하더라도 품위를 갖춘 기업이 되기를 바랍니다. 불매운동을 하는 소비자들이 SPC 망하라고 하는 마음은 아닐 겁니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SPC그룹은 해결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진심과 실천입니다.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어 더 큰 기업,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기회로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하기 나름입니다. 또한 애꿎게 피해를 입고 있는 가맹점주를 배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SPC가 사태를 잘 해결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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